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말연시 친문재인 행보를 넓히고 있다. 친문재인계 인사를 민주연구원장에 내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검토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대비해 당과 지지 세력의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사법 리스크’를 전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한 비이재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최고위원회의는 지난 23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노웅래 의원의 후임 민주연구원장으로 정태호 의원을 내정했다. 정 의원은 연내 연구원 이사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을 지낸 친문재인계이다. 이 대표가 직접 정 의원에게 연락해 민주연구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싱크탱크 수장인 민주연구원장에 정 의원을 앉히기로 한 것을 두고 이 대표가 친문재인계를 끌어안으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8월말 취임 후 당내 주요 요직에 친이재명계를 대부분 배치했다.
이 대표는 새해 초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또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경청투어’라는 이름으로 지역 순회 일정을 재개했다. 이 대표는 오는 27일과 28일에는 전남과 광주를 방문한다.
이 대표는 25일 성탄절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전하기 조심스럽다”면서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비롯해 힘겨운 상황에 놓인 우리 이웃들도 계신다”고 적었다. 그는 “산이 클수록 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기 마련”이라며 “비록 우리 사회가 많은 위기에 직면했지만 함께 손 맞잡으면 한 발 한 발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반면 이 대표를 견제하려는 비이재명계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비이재명 성향으로 평가되는 당내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지난 21일 선거제도 개혁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친문재인 성향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도 최근 선거제도 개혁을 화두로 모임을 열었다.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지만 ‘포스트 이재명 체제’를 염두에 둔 잰걸음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이 대표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비등하고 있다. 이 대표와 당이 한 몸으로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다가 상황에 따라 당이 수렁에 빠질 것이란 우려이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하락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산안 처리가 끝나고 내년에 22대 총선 국면에 돌입하면 각종 의혹으로 수사 중인 이 대표 체제에서 총선 승리가 가능하냐는 목소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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