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일주일 앞둔 2일 쟁점 법안을 두고 상임위 곳곳에서 충돌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방송법’ 개정안 의결과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 법안 상정을 단독으로 마무리했고, 국민의힘은 “의회 폭거” “입법 독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사실상 단독으로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안 처리에 반대했지만, 과방위 다수인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박완주 의원의 찬성으로 법안은 상임위를 통과했다. 과방위는 민주당 의원 11명, 국민의힘 의원 8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 통과 전후로 거세게 반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가 협치를 하려고 만든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169명의 (민주당) 의원 중 의로운 사람이 한 사람도 없나”라고 물었다. 앞서 국민의힘이 전날 3대 3 여야 동수인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해 90일 간 숙의기간을 갖도록 유도했음에도, 민주당이 자당 출신인 박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집어넣어 즉각 법안을 처리한 데에 반발한 것이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꼼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여당 시절 손 놓던 방송법을 야당이 되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꾼 것도 헌정사에 반헌법적 반민주적인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과방위 회의 중 반대토론을 하며 “개판”이라고 따졌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위원장은 “볼썽사나운 발언은 자제해 달라”며 법안 통과를 선포했다. 박 의원은 법안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입법 독재”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는 이날 안전운임제 일몰을 폐지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놓고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노총 화물연대 요구 사항인 일몰제 폐지에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이날 단독으로 소위를 열고 법안을 상정해 논의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토위원들은 회의장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해 “민주당은 의사일정 합의도 되지 않은 국토위 교통법안소위를 단독으로 개의해 법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소위는 의회 폭거에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회의장에 들어와 “민주당이 민주노총의 하청 집단이냐”고 항의한 뒤 퇴장했다.
쟁점 법안을 둘러싼 양당의 갈등은 다른 상임위에서도 목격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달 30일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집단 퇴장했다. 민주당이 당시 소위에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반발한 것이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다음날인 1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살인적인 손해배상 소송 때문에 수많은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고통받는데, 이 법안을 논의하는 법안소위가 파행을 겪었다니 걱정스러웠다”며 국민의힘에 유감을 표했다.
'여의도는 이랬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2일]1·2일 본회의 무산···다시 ‘이상민 조치’ 고민하는 민주당 (0) | 2022.12.11 |
---|---|
[12월2일]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 실패했지만 파국은 피해···‘이상민 거취’ 뇌관은 그대로 (0) | 2022.12.11 |
[12월2일][속보]김진표 의장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본회의 8·9일 개최” (0) | 2022.12.11 |
[12월2일]박홍근 “오늘은 예산안 처리 시한, 본회의 열어야” 국회의장에 요청 (0) | 2022.12.11 |
[12월1일]‘국민의힘 불참’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유족과 간담회···고 이지한씨 부친 “이게 공정과 상식이냐” (0) | 2022.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