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에 화려한 것은 공격이다. 하지만 승리를 가져다주는 건 수비다. 지난 5일 1라운드를 마친 도드람 2018~2019 V리그에서는 이 말이 들어맞는다. 시즌 개막 전에는 빼어난 공격수들의 영입과 이적이 주목을 끌었지만 남·녀부 선두 질주의 원동력은 모두 수비다.
남자부에서 승점 14(5승1패)로 1라운드를 선두로 끝낸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삼각편대’를 꾸려 주목받았다. 기존의 문성민에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전광인,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까지 모두 한국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막상 세 명이 동시에 코트에 서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최태웅 감독은 라이트에 파다르를 두고, 레프트 전광인의 대각에는 박주형을 주로 내고 있다.
주로 라이트에서 뛰던 문성민은 승부처에 투입되는 조커를 맡고 있다. 그 가운데서 현대캐피탈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공격 성공률은 7개 팀 중 4위(54.41%)로 빼어나게 높은 것은 아니지만, 범실이 가장 적다. 전체 범실수(127개)도, 세트당 범실수(6.05개)도 가장 낮다.
여기에 높이의 위력이 더해졌다. 현대캐피탈의 세트당 평균 블로킹은 2.33개로 단연 1위다. 국내 최고의 센터 신영석에 김재휘가 함께 뛰는 센터진은 올해도 건재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고 돌아온 김재휘는 신영석(0.38개)보다 많은 세트당 블로킹(0.62개)으로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여자부에서 1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KGC인삼공사도 컵대회에서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4승1패·승점 12로 선두를 달리는 인삼공사는 우승후보 흥국생명과의 첫 경기 패배 후 4연승을 달렸다. 외국인 선수 알레나 버그스마가 건재한 가운데 컵대회 최우수선수(MVP) 최은지가 FA로 가세하긴 했지만 선두권 진입은 예상밖이다.
공격 성공률이 6개팀 중 3위(39.49%)로 역시 특출나지는 않다. 하지만 블로킹이 세트당 2.68개로 단연 1위다. 190㎝의 장신 공격수 알레나가 블로킹에 적극 가담해 양효진(현대건설), 정대영(도로공사) 등을 제치고 블로킹 선두(세트당 0,.84개)에 올라있다. 세터에서 센터로 완벽히 변신한 한수지도 이 부문 공동 2위(0.68개)다.
범실도 83개로 가장 적다. 역시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며 2위에 오른 GS칼텍스(승점 11·4승1패)와 최소 범실 공동 1위다. GS 역시 블로킹도 세트당 2.11개의 블로킹으로 2위에 올랐다. 공격보다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범실을 줄이고 블로킹에서 재미를 본 팀이 일단 웃고 있다.
그러나 선두권 구도가 이같이 굳어질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리버만 아가메즈(우리카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OK저축은행) 등 새로 합류한 외국인 공격수들이 점차 적응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OK저축은행은 현대캐피탈을 바짝 쫓는 2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우리카드는 개막 4연패 후 현대캐피탈을 3-0으로 꺾는 등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여자부도 베레니카 톰시아(흥국생명), 이바나 네소비치(도로공사) 등 외국인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되찾아 공격력을 본격적으로 폭발시키면 순위싸움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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