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구단이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정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장 전 감독에게 재계약을 언급했다’는 내용의 제보를 파악했고, 이를 장 전 감독의 재계약 포기 및 감독 교체의 근거로 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 구단은 6일 “감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장 전 감독 관련 이 전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신임 감독 선임 때 장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못한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못했는데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사유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키움 구단은 지난해 말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아 구단 경영에 개입할 수 없는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에 대한 감사를 벌여왔다.
그 와중에 지난 4일 손혁 신임 감독 선임 사실을 알리면서 장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강태화 키움 구단 홍보·마케팅 총괄 상무도 이날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경영진 중 한 사람이 ‘이 전 대표가 자신을 면회하러 온 장 전 감독에게 다음 시즌 재계약을 해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제보 내용을 확인했다”며 “사실 확인 여부에 관계없이 해당 내용이 선수단에 끼칠 여파를 우려해 구단은 장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장 전 감독은 정규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전 대표를 면회하러 갔다. 그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장 전 감독에게 ‘시즌이 끝나면 재계약할 테니 시즌에 집중하자’는 취지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장 감독과 이 전 대표 간의 대화 내용이 녹취로 남은 것은 아니지만, 경영진들 사이에서 ‘둘 사이에 이같은 내용의 대화를 주고 받았다더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키움 구단은 이같은 내용의 제보를 바탕으로 해당 발언의 진위 여부를 파악했고, 장 전 감독과 이 전 대표가 접견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전 대표가 ‘장 전 감독의 재계약’과 관련된 지시를 했고 이에 대한 확답을 장 감독에게 전했다면 이 또한 규정을 어긴 옥중 경영으로 볼 여지가 있다.
강 상무는 “이 같은 사실을 포스트시즌 들어가기 전에 인지했으나, 이를 포스트시즌 때 알리면 선수단에 동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장 전 감독에게도 포스트시즌 기간에는 알리지 않았고, 한국시리즈 이후 장 전 감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강 상무는 또 키움을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끈 장 전 감독에게 재계약을 제시하지 않은 것도 해당 녹취의 존재 때문이라며 “지난 4일 재계약 불가 통보를 알리면서 관련 녹취가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했다.
그는 “사실 관계가 명백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만일 장 감독과 재계약을 한 뒤 해당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선수단의 동요가 더 심할 것으로 봤다”며 “그렇다고 사실 관계가 파악될 때까지 감독의 계약 여부를 마냥 미룰 수가 없어 새 감독 선임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 구단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감사위원회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정황 관련 경위서를 오는 8일까지 작성해 KBO에 전달할 계획이다. KBO는 이를 바탕으로 관련 조사를 본격적으로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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