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때 ‘1호 도시재생 선도구역’이던 종로구 창신동에 6400가구 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창신동 23-606번지(옛 창신9구역)와 629번지(옛 창신10구역)를 신통기획 신규 대상지로 확정하고, 지난해 확정한 창신동 23-2번지, 숭인동 56-4번지 일대를 포함한 총면적 34만㎡ 통합개발 계획을 13일 발표했다.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 계획 단계에 서울시가 개입해 사업의 공공성을 보완하고 속도를 높이도록 돕는 제도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다시 부임한 후 시작됐다.
창신동 일대는 2007년 오 시장 재임 1기 때 뉴타운지구로 지정됐으나, 박원순 전 시장은 2013년 뉴타운 지정을 해제한 뒤 이듬해 서울의 ‘1호 도시재생 선도구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창신동 일대엔 벽화가 그려졌고 전망대도 생겼지만,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인프라가 미흡한 데다 경사가 가파르고 도로가 협소해 소방차 등 진입이 어려워 지역 주민들이 주거환경 개선을 요구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새로 신통기획이 확정된 창신동 대상지는 경사가 10도 이상으로 가파르고 표고 차도 40m에 이르는 데다 노후 건축물 비율이 95%에 이른다. 주변에 한양도성과 흥인지문 등 국가유산이 있어 개발에 제약도 있었다.
서울시는 열악한 도로를 개선하고 교통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대상지를 남북으로 지나는 창신길 폭을 넓히고, 동쪽 지봉로, 서쪽 율곡로를 잇는 연결 도로도 만들기로 했다. 서쪽 한양도성과 대상지, 채석장전망대, 창신역과 숭인근린공원까지 이어지는 900m 입체 보행로도 설치한다. 구릉지를 극복하도록 보행 육교 및 엘리베이터와도 연계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단지 내에도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 구릉지 위쪽에 있던 노인복지센터와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도 창신길이나 종로 이면길 등 하부로 옮기기로 했다.
또 지형 차이와 경사를 활용해 테라스하우스 등 창의적인 건축디자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체 높이는 낙산(125m) 이하로 정하고 한양도성과 낙산능선변에는 증·저층 건물을, 종로·창신길 변에는 고층 건물을 배치하기로 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창신동 및 숭인동 지역을 한양도성의 역사·문화와 낙산의 경관, 도심의 편의성을 모두 누리는 도심 대표 주거지로 조성하겠다”며 “시민에게 양질의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주택시장에도 숨통을 틔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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