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019~2020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적잖은 팀들이 외인 공격수가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해 속을 앓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데려온 안드레스 비예나는 11일 현재 리그 남자부 득점 1위(200점)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중 최대어로 친정 잔류를 선택했던 정지석은 한껏 물이 올라 리그 공격 성공률 1위(59.48%)에 올랐다.
라이트인 비예나가 상대적으로 작은 키(1m94)에도 탄력을 바탕으로 공격력을 극대화한다면 정지석은 그에 못지 않은 폭발력과 리시브 효율 2위(48.28%)에 달하는 수비를 뽐낸다.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또다른 공격수가 곽승석이다. 폭발력이나 화려함은 두 선수보다 떨어질지 몰라도 리시브 라인에서 팀의 안정감을 높이고 강한 서브로 팀의 중심을 잡는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곽승석을 가리켜 “경기 중 팀 분위기가 어수선할 때 잘 추스릴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는 선수”라며 경기력 외적인 측면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대한항공은 당분간 곽승석의 비중을 전보다 대폭 줄여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박 감독은 10일 대전 삼성화재전을 마친 뒤 “곽승석이 무릎에 과부하가 걸렸다. ”이라며 “조금 무리를 한다면야 선발 출전도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리그를 2라운드까지만 치르는게 아니지 않은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당분간은 선발로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도 곽승석 대신 손현종이 선발로 투입됐다. 손현종은 1·2세트에만 도합 14점을 내며 곽승석의 공백을 잊게할만한 폭발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곽승석의 공백은 3세트부터 조금씩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뚜렷해졌다. 대한항공이 3세트 범실을 연발하며 분위기를 삼성화재에 내줬고, 대한항공의 완승이 점쳐지던 경기는 풀세트 접전을 치르고서야 끝났다. 곽승석은 결국 5세트 내내 코트를 지켰다. 이날 대한항공의 범실은 38개에 이르렀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가뜩이나 많은 범실을 기록중이다. 남자부 7개팀 중 범실이 235개로 가장 많다. 대한항공이 다른 4개팀보다 한 경기 많은 8경기를 치르긴 했지만, 뛴 세트 수는 29세트로 7개 구단 중 두번재로 적다. 물론 대한항공이 김규민-진상헌 등 센터진까지 스파이크 서브를 장착하는 등 ‘강서브 드라이브’를 건 탓도 있다. 서브를 강하게 때리다보면 범실 수가 늘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형태의 범실이든 자기 편의 공격 흐름을 끊고 상대방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건 분명하다. 서브 범실이 불가피하다면 공격·수비 범실을 줄여야할 필요성이 커진다.
그 가운데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하던 곽승석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간다는 건 대한항공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손현종이 당분간 곽승석의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이지만, 손현종은 폭발력이 좋은 반면 안정감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팀보다 탄탄한 주전 라인업을 갖고도 많은 범실에 울상인 대한항공에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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