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경기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수원 연합뉴스

 

검찰이 3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에 도는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이라는 의혹을 일축하며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지만, 유 전 본부장의 대장동 의혹 관련 범죄 혐의가 구체화되고 이 지사의 다른 측근들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커지면 이 지사에게 악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경기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성남)시장 선거를 같이 도와준 사람 중의 하나”라면서도 “경기도 와서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경기지사 선거를 도왔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은)경기관광공사 사장 시절 영화 투자 예산 380억원을 주지 않았다며 사장직을 (지난해 말) 때려치웠다”며 그의 잘못에 대한 책임은 “그 사람이 뭘 잘못했는지 나오면 이후에 (지겠다)”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일부 민간 사업자들이 지분에 비해 많은 배당금을 챙길 수 있게 계약을 설계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야권은 이런 사업이 이 지사의 지시 내지는 방조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 지사와 캠프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권은 유 전 본부장이 2010년 이 지사의 성남시장 당선시 시장직 인수위 간사로 참여했으며 성남도시개발공사를 거쳐 2018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에 오른 이력 등을 의심하고 있다.

이 지사는 검찰·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향후 수사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측근들이 특혜 의혹에 개입됐을지를 두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때부터 인연을 이어와 현재 캠프에도 합류한 ‘성남 라인’ 인사로는 정진상 비서실 부실장, 김용 총괄부본부장, 김남준 대변인 등이 있다. 정 부실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에서 변호사로 활동할 때부터 사무장으로 일했고 캠프 합류 전에는 경기도 정책실장을 역임한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김 부본부장은 경기도에서, 김 대변인은 성남시에서 대변인을 역임했다.

이 지사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말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을 사임한 뒤 경기도 다른 기관이나 캠프에서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정치적 동지’가 아니라 설명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인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결합한 관계”라며 “정치생활을 함께 해왔던 핵심 측근들은 비리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극도로 조심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전국민적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측근들이 사소한 의혹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이 지사에게 악영향을 미치리란 우려도 캠프 내에 존재한다. 정 부실장은 2019년 대장동 아파트를 부부 명의로 사들인 것이 확인돼 최근 입길에 올랐다. 정 부실장 측은 “예비 당첨자로 순번을 기다리다 당첨됐으며, 전에 살던 아파트 전세금과 대출금을 합해 직접 구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캠프 관계자는 “캠프 내에서는 이 지사 측근들이 범죄 연루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