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끝으로 ‘대장동 국감’ 고비를 넘기게 됐다. 경기도지사을 내려놓지 않고 정면돌파를 선택한 이 후보는 이번 국감을 대장동 의혹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민·관합동 개발이 국민의힘의 공공개발 반대로 불가피하게 이뤄졌음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이 대장동 사업의 세부사항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국면으로 전환했다. 대선 본선의 ‘1차 관문’을 통과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과제는 첩첩이다. ‘대장동 의혹’이 여전히 대선 가도의 변수로 남았고, ‘원팀’ 구성 등 을 통한 지지율 재견인에도 주력해야 한다.
이 후보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감장에 기관증인으로 참여해 대장동 개발사업 설계 과정의 의문점을 묻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국민의힘이 방해하지 않았다면 개발이익을 100% 환수할 수 있었다”며 책임을 돌렸다.
민주당과 이 후보는 이번 국감이 이 후보에게 호재가 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 국면에서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사업 자산관리사인 화천대유를 두고 ‘화천대유가 누구겁니까’라는 질문을 반복하면 이 후보가 세세한 해명을 해야했다. 그러나 국감에서 이 후보가 ‘국민의힘 책임론’을 반복하면서 국민의힘이 사업 설계의 세세한 부분을 설명하는 형국이 펼쳐졌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에 대해 충실히 설명해 중도층이 가진 여러 의구심을 풀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후보의 답변 태도가 적절했는지는 이견이 갈린다. 이 후보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 때 “흐흐흐” 소리내며 웃는 장면이 시민들에게 비웃음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이 후보 측에서도 인지한 문제다. 이 후보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임명 과정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을 피한 모습들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 후보가 두 차례의 국정감사를 통해 대장동 의혹에 대한 1차 관문을 넘었지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검·경이 진행 중인 수사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변수로 상존한다. 국감 이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지지도 하락세를 반전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중도층을 잡기 위한 전략을 새로 짜야할 수도 있다.
이 후보는 국감이라는 고비를 넘은 만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 과정에서 대립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이 당면한 과제다.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와 앙금을 먼저 풀어야 ‘원팀’ 선대위의 인적구성이 잡음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입은 내상이 있는만큼 결합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감을 치르기로 결정하며 미뤄뒀던 지사직 사퇴 방안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직 수행을 위한 지사직 사퇴는 예고된 일이지만, 이 후보가 평소 도지사의 책임감을 강조한데다 최근에도 “도민들의 의견을 묻겠다”고 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사퇴할지가 관심사다.
윤승민·박광연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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