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강점은 수비입니다. 펠리페, (공)재학이나 제가 수비 후 반격을 잘하고 있어서 (팀이) 잘된 것 같아요.”
주장 전광인이 밝힌 V리그 남자부 수원 한국전력의 5연승 비결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기고 팀의 시즌 최다연승인 5연승을 달렸다. 시즌 전 주전으로 예상했던 3명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반격을 노리는 ‘수비배구’가 빛나고 있다.
한국전력은 4라운드 현재 주전 절반이 빠져있다. 주전 세터 강민웅이 시즌 개막 전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됐다. 팀의 맏형인 센터 윤봉우도, 공·수 살림꾼 서재덕도 모두 부상으로 빠져있다. 전광인·서재덕과 삼각편대를 이뤄야 할 외국인 공격수 펠리페 안톤 반데로도 시즌 초반 ‘퇴출 외국인 1순위’로 거론됐다. 4연패를 당해 봄 배구와 거리가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신인 세터 이호건을 바탕으로 레프트 공재학, 센터 이재목-안우재 등 시즌 전 예상 주전이 아니었던 선수들이 자리를 메웠다. 여기에 안정된 수비가 뒷받침됐다. 4일 현재 한국전력의 세트당 평균 리시브는 8.35개로 3위, 세트당 디그는 10.19개로 1위다. 주전 센터가 지난 시즌(윤봉우-방신봉)보다 이름값·경험이 떨어지는 이재목-안우재로 바뀌었는데도 세트당 평균 블로킹도 3위(2.21개)로 나쁘지 않다. 팀의 총범실도 480개로 가장 적고 세트당 범실도 6개로 삼성(5.84개) 다음으로 적다.
기존 주축 선수들도 수비에서 제 몫을 하고 있다. 전광인이 류윤식(삼성화재)-송희채(OK저축은행) 다음으로 많은 세트당 3.28개의 리시브를 받아내고 있다. 리베로 오재성도 세트당 디그가 2.11개로 가장 많다. 펠리페는 센터가 아닌 공격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38개의 블로킹(전체 공동 5위)을 잡아냈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평소 훈련 중 60~70%는 수비훈련에 할애한다”며 “서재덕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펠리페와 전광인 등 주 공격수들에게도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는데 잘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비가 좋아진 동시에 펠리페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올 시즌 공격성공률은 44.53%로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높지 않지만, 최근 경기에서 연이어 50%대 성공률을 기록중이다. 40점을 득점한 4일 경기에서도 펠리페는 팀 공격의 58.2%를 책임지면서 성공률 53.52%를 기록했다. 전광인은 “팀의 리시브도 많이 안정된데다 점유율이 높은 펠리페의 공격성공률도 올라갔다”며 “펠리페를 중심으로 다른 선수들이 공격에서 보조를 잘 맞춰주고 있어 연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상당한 서재덕이 복귀한다면 한국전력의 공격과 수비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국가대표에서는 라이트로 뛰는 왼손 공격수 서재덕은 소속팀에서는 수비 비중이 높은 레프트로 뛰고 있다. 수비도 좋았다. 부상 전에도 세트당 3.33개의 리시브를 받아냈다. 김철수 감독은 “펠리페가 최근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수비까지 덩달아 좋아졌다”며 “서재덕이 합류하면 펠리페와 전광인의 수비 부담이 줄어 더 좋은 경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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