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가 20년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넘어야했던 가장 큰 산인 아시아 최강 이란과 풀세트 접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패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 꿈도 좌절됐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 중국 장먼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배구 아시아 예선 준결승전에서 이란에 2-3(25-22 21-25 18-25 25-22 13-15)으로 패했다. 우승팀 한 팀에게만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본선 출전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박철우가 25점, 전광인이 22점을 내며 활약했으나 블로킹수에서 7-17로 열세를 보이는 등 이란의 높이를 끝내 넘지 못했다.
한국은 아시아 최강 이란을 상대로 첫 세트를 따내며 기세를 한껏 높였다. 전광인과 최민호 등의 맹활약 속에 16-10까지 도망가는 예상밖 선전을 했다. 이란은 거센 추격으로 23-22까지 쫓았으나 한국은 최민호의 속공과 박철우의 후위 공격으로 첫 세트를 잡았다.
그러나 한국은 이란에 2·3세트를 연거푸 내줬다. 이란은 2세트 10-9로 앞선 상황에서 속공과 전광인의 공격 범실 등을 묶어 13-9까지 격차를 벌렸고 세트 막판까지 3~4점 내의 점수차를 유지하며 한 세트를 만회했다. 3세트에서도 이란은 잡은 리드를 쉽게 놓치지 않았고, 한국은 신예 허수봉 등을 기용하며 다음 세트를 대비했다.
작전이 통했을까. 한국은 4세트 극적인 역전극을 거두고 승부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몰고갔다. 한국이 18-15로 앞선 상황에서 이란은 파이프 공격에 4연속 블로킹으로 18-20 역전에 성공하며 경기를 끝내는 듯 했다. 그러나 한국은 20-21 상황에서 곽승석의 연타와 전광인의 서브 득점으로 22-21로 역전한 뒤, 이란의 서브범실에 이은 원포인트 서버 황택의의 서브 득점, 박철우의 마무리로 세트 스코어를 2-2 원점으로 만들었다.
5세트 승부에서도 한국의 저력이 빛났다. 이란은 높이와 스피드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며 잇달아 속공을 성공시켜 11-6까지 도망갔다. 여기서 한국은 박철우와 전광인의 득점으로 13-10까지 추격한 뒤, 이란의 공격 범실과 최민호의 블로킹으로 13-12 한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이어 전광인의 서브 범실로 상대에게 매치 포인트를 내줬고, 이란이 마지막 퀵오픈을 성공해 석패했다. 13-12 상황에서 이란의 주전 세터 사에드 마루프가 허리가 불편하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시간을 끌었는데, 한국의 상승무드가 잠시 끊겨 역전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한선수, 신영석, 박철우 등 베테랑 등을 중심으로 20년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결국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힌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고, 올림픽 본선 도전은 다음 세대의 몫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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