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반 다보스’ 사회포럼 주도하던 브라질의 경제 불안 반영… 재선 위기감도 영향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자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다. 그동안 브라질이 보였던 행보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201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7위에 오른 경제대국이지만, 그동안 세계경제포럼과는 거리를 둬왔다. 브라질의 관심은 세계경제포럼의 대안 격으로 시작된 세계사회포럼(FSM)에 있었다. 브라질은 2001년 첫 모임을 포함해 13년 동안 6차례 모임을 개최하는 등 “자본과 제국주의, 신자유주의의 세계 지배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된 세계사회포럼을 주도해왔다.
호세프 대통령은 집권한 2011년에 세계경제포럼을 찾지 않았다. 2012년에도 세계경제포럼 대신 같은 시기에 자국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을 찾았다. 그 직후에도 쿠바를 방문하는 등 지역경제 협력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에는 일정이 겹치지 않아도 다보스를 찾지 않았다. 그런 그가 집권 4년차에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것이다.
브라질이 겪고 있는 경제 문제가 호세프의 발길을 다보스로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브라질의 경제 지표는 여러 부분에서 부진하다. 2013년 GDP 성장률이 2%대에 머문 데 반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였다. 세계은행이 브라질의 향후 3년간 GDP 성장률을 중남미 평균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예상도 좋지 않다.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 하락, 무역수지 악화에 브라질 정부 신용도에 대한 의문까지 겹치며, 브라질에 대한 해외 직접순투자액이 호세프 집권기인 2011년부터 매년 감소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도 호세프를 다보스로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브라질이 겪고 있는 경제 불안이 지지율 하락의 위험요인이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브라질연구소 소장 파울로 소테로는 CNN에 올린 기고에 “호세프 대통령도 가격 경쟁력 하락과 경제 성장 저하가 재선을 방해하리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소테로는 “브라질 유권자들의 3분의 2가 거듭되는 여론조사에 변화를 원한다고 답하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호세프는 지난해 6월 브라질 전역에서 수십만명이 시위에 나선 때 지지율 급락을 경험한 바 있다.
투자자들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정상들을 다보스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호세프에겐 기회다. 세계경제포럼 이후 쿠바에서 열릴 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등 지역 내 협력에도 나서고 있지만, 브라질은 경제협력 창구를 넓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앞장서는 등 브라질은 세계 무역시장에서의 고립을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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