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발표한 ‘2016년 경제정책방향’의 큰 축 중 하나는 ‘규제 프리존’이다. 시·도별로 제시한 전략산업에 대해 해당 지역에만 규제를 완화하고 재정·금융·세제·인력을 지원해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략산업 선정기간이 2개월에 불과한 데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놓은 사업안들이 엇비슷하거나 중복되는 것도 적지 않아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규제 프리존 도입은 지난 10월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처음 제기됐다. 각 광역자치단체는 지난달 말 전략산업 후보를 제출했고 지난 15일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지자체가 전략산업을 결정한 지 한 달 반, 정부의 최종 결정까지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규제 프리존에 대한 권역별 순회설명회는 정책발표 한 달 전인 지난달 13~18일에야 개최됐다.
짧은 시간에 결정하느라 각 지역의 전략산업은 유사하거나 중복된 것이 많다. 대구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웰니스산업을, 강원은 스마트헬스산업을 각각 전략산업으로 정했다. 둘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건강·의료 관련 산업이다. 대전의 전략산업인 유전자의약산업은 충북의 바이오의약산업과 유사하다. 수소자동차 관련 산업은 울산, 충남, 광주의 전략산업으로 동시에 선정됐고, 파트너 기업도 모두 현대차다.
기존의 지역특화발전특구, 클러스터, 경제자유구역, 기업도시 등과도 뒤섞인다는 지적이 많다. 경남은 지능형 기계산업으로 규제 프리존을 지정받았지만 대구는 지난 8일 2328억원을 들여 로봇산업클러스터를 조성했다. 부산은 사물인터넷 융합도시기반서비스를 선택했는데 이는 대구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과 중복된다. 국회가 ‘규제 프리존 특별법’을 제정하기도 전에 관련 정책을 확정한 정부의 절차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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