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항공 실종기 탑승객 가족이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실종기 수색에 대한 설명이 담긴 유인물을 보고 있다. 베이징_AP연합뉴스
실종된지 한달하고도 닷새가 더 지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수색이 결국 실패로 끝나리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최근 탐지됐던 항공기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 추정 신호가 잡히지 않고 있는데다, 블랙박스의 수명도 거의 끝났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이후 블랙박스 추정 신호가 잡히지 않아 수색작업이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12일 AP통신 등이 전했다. 중국을 방문중인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11일 “인도양에서 잡힌 신호들이 실종기 블랙박스에서 감지됐음을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낸지 하루 만에 “수색 작업 진행의 어려움을 어느 누구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베이징으로 향하던 말레이항공 MH370편이 실종된 이후 총 26개국이 수색 작업에 동참했다. 실종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는 사실 외엔 모든 것은 의문이었다. 처음 말레이시아 주변 남중국해에서 시작된 수색은 북으로 카자흐스탄, 남으로는 인도양 남부까지 넓어졌다. 외신이 실종기 관련 보도를 내면 말레이시아 당국이 보도를 부인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수색은 지난달 20일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호주 정부가 실종기 잔해 추정물질을 발견했다고 발표하며, 수색지역은 인도양 남부로 좁혀졌다. 탑승객의 생존을 기대하는 가족들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24일 말레이시아 정부는 실종기가 인도양 남부에서 추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풀리지 않은 실종·추락 원인을 알기 위해 사고기 수색은 계속됐다. 지난달 30일부터 호주는 사고기 수색을 전담하는 합동수색협력센터(JACC)를 꾸렸다. 미국 해군에서 수중음파탐지기(TPL)와 무인잠수정까지 투입됐다. 결국 5일 중국 해양 순시선이 블랙박스와 동일한 주파수(37.5㎑)를 탐지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어 5일·8일 호주 해군도 실종기 블랙박스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신호를 발견했다. 수색해역은 12일 4만1393㎢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그 이후 신호는 발견되지 않았다. 13일에는 오히려 수색해역이 5만7506㎢로 늘었다.
블랙박스 배터리의 수명이 끝나간다는 지적이 수색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배터리의 수명은 30일이며, 아무리 길게 잡아도 블랙박스 배터리는 16일 이후 신호를 내지 못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12일에 이미 배터리 수명이 끝났다는 예상도 지배적이다. 아직 미 해군 무인잠수정 블루핀-21이 해저수색 임무를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블루핀의 탐지 속도는 TPL보다 6배 느리고, 블랙박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심 4500m가 블루핀의 잠수 한계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으며 시신이라도 찾아보려는 탑승객 가족들의 희망도 사그러들고 있다. 말레이항공기 실종 사건이 추락으로 결론나면서 탑승객 가족들은 이미 한차례 슬픔과 분노를 표현해야 했다.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불확실한 상황에 힘들어하는 탑승객과 승무원 가족들에게 보험사, 은행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신문은 가족들에 대한 대출이나 임금을 통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1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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