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시설공단의 지반 보강 의견 일축
ㆍ내년 총선 의식한 공사 강행 의혹
국토교통부가 ‘지반 보강 공사’ 등 안전을 문제로 수서발 고속철도 개통을 연기해달라는 현장의 요구를 묵살하고 개통 예정일을 맞추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시설공단 측은 지난해 7월 국토부와 SR(수서고속철도)에 수서 KTX 개통을 2016년 12월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갈 지역 단층대 지반이 연약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해 9월 ‘개통일정은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개통 공정 준수에 노력을 다하라’며 ‘개통 단축 및 관리방안을 조속히 확정·시행하라’고 요청했다. 시설공단 측은 지난해 10월에도 개통 시기를 2016년 9월로 늦춰달라고 요청했으나, 국토부가 한 차례 더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당초 수서 KTX 개통예정일은 2016년 1월이었지만, 단층대 지반 연약·동탄역 역사 건설 사업비 문제 등으로 ‘2016년 상반기 이내’로 연기됐다. 시공사 측은 지난해 이미 이같은 이유를 들어 개통 연기를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국민과의 약속’과 수서고속철도 SR의 영업 손실을 이유로 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SR은 수서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에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가 ‘이윤보다 안전’이라는 교훈을 남겼음에도 정부가 안전성을 도외시하고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무리한 공사로 개통하면 지반이 연약한 부분에서 저속 운행을 하게 돼 고속철도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며 “기본 계획이 있다지만 안전문제를 감수하고 개통을 앞당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개통 시기를 맞추기 위해 24시간 내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통일 준수 요청은 정치적 판단으로도 풀이된다. 한 철도 전문가는 “박근혜 정부가 철도 경쟁체제 도입을 치적으로 삼으려 무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개통 예정시기인 내년 상반기에는 20대 총선이 예정돼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통일은 국민과의 약속이며 개통을 늦추면 동탄역 인근 입주자 등의 반발이 우려된다”며 “안전한 건설은 시공사·감리사 등 현장의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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