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채은성. LG트윈스 제공

 

LG 채은성(29)의 후반기 기세가 무섭다. 함께 LG 중심타선을 이루는 이형종과 김현수도 후반기 3할5푼대의 고타율을 기록중이지만, 채은성의 후반기 타율은 24일 현재 이들보다도 높은 0.390에 이른다. 후반기 1위다.

타점 생산 속도 역시 최근 무섭다. 후반기 26타점으로 팀 동료 김민성(21타점), 카를로스 페게로(20타점)을 제치고 타점 부문 선두로 올라있다. 전반기 85경기에서 35타점을 올린 채은성은 후반기 20경기에서 경기당 1타점 이상을 쌓았다. 지난해 팀내 최다 타점(119타점)으로 리그 타점 4위에 올랐던 모습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24일 잠실 KT전에서도 4타수 3안타, 홈런 1개 포함 4타점을 쓸어담으며 LG의 12-8 대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채은성은 늘 그렇듯 “특별히 장타를 욕심내지는 않는다. 좋은 타이밍에 타격하면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장타로 연결된다”는 지론을 가슴 속에 새겼다.

타고투저가 꺾인 올 시즌, 다른 여타 중장거리 타자들처럼 ‘장타 스트레스’가 생길 법도 한데 채은성은 “장타 스트레스는 없다”고 한다. 채은성은 “전반기와 후반기 특별히 변화를 준 부분은 없다. 그저 전보다 잘 쉬고, 좋았을 때의 모습을 참고하며 그 때의 느낌을 유지하려고 할 뿐”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결혼한 채은성은 여기에 아내의 도움이 더해졌음을 느낀다. 채은성은 “결혼하면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끔 아내가 좋은 음식도 차려주고 내조해주는 게 고맙다”고 말했다.

4위에 있는 LG 입장에서 고무적인 건 채은성을 비롯한 다른 타자들의 방망이도 최근 무섭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후반기 타율·타점 상위권에 채은성뿐 아니라 LG 타자들이 고루 포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4일 경기에서는 방망이 덕을 제대로 봤다. 7번 김민성도 4타수 3안타에 5타점을 올렸고, 6번 타순의 페게로 또한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덕분에 채은성은 4차례 출루(실책 포함)해 모두 홈을 밟을 수 있었다. 막판 실점으로 4점차까지 쫓기고 마무리 고우석까지 투입해야했지만, 중·하위타순 가리지 않고 타자들이 맹타를 휘둘러 5위 싸움 중이던 KT를 잡아냈다.

채은성은 “최근 팀 분위기가 좋다. 지금 순위보다 위로 올라가야한다는 생각을 선수들이 많이 한다”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한경기 한경기 소중히 치르겠다는 마음을 선수단 모두가 품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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