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한화전. 두산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역투하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2019년 KBO리그 최고 투수 두산 조쉬 린드블럼(32)이 시즌 20승 고지에 올랐다. 3년 전 두산 소속의 더스틴 니퍼트가 세운 최소 경기 20승 기록(25경기)에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린드블럼은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8이닝 2안타 9삼진 2실점 호투해 두산의 3-2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2017년 양현종·헥터 노에시(이상 KIA) 이후 지난해 잠시 끊겼던 리그 20승 투수의 명맥을 다시 이었다.

고졸 신인 한화 김이환과의 선발 맞대결은 예상 외로 팽팽하게 흘러갔다. 린드블럼이 먼저 흔들렸다. 2회말 1사 2루에서 정근우에게 3루타, 최재훈에게 좌익수 희생 뜬공을 허용해 2점을 먼저 내줬다. 두산 주포 김재환이 수비 도중 갈비뼈 부상을 당해 교체되는 악재도 만났다.

린드블럼은 3회부터 위력적인 모습을 되찾았다. 6회까지 단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최근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살아난 두산은 4회 1점·5회 1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고, 7회 역전에 성공해 린드블럼에 승리투수 요건을 안겼다. 린드블럼과 호흡을 맞춰온 주전 포수 박세혁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허경민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쳐 3-2 역전에 성공했다.

7회말 린드블럼은 1사 후 제라드 호잉에게 우전안타를 내줘 다시 위기를 맞는 듯 했다. 대타 이성열에게 왼쪽 파울폴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는 대형 파울 홈런을 맞아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지만, 바로 다음 공으로 1루수 앞 병살타를 유도해내 이닝을 마쳤다. 8회에도 시속 140㎞ 중반대의 포심패스트볼이 위력을 잃지 않은 가운데,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산은 9회 우익수 박건우가 슬라이딩 캐치로 장타성 타구 하나를 걷어내는 호수비를 선보이면서 린드블럼의 20승을 지켰다.

시즌 25경기만에 20승(1패)를 거둔 린드블럼은 2016년 니퍼트에 이어 3년만에 20승을 기록한 두산 투수가 된 것은 물론, 니퍼트의 최소 경기 20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두산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두산이 시즌 25경기를 남겨둬 5차례 정도 추가 등판이 예상되는 린드블럼은 2007년 다니엘 리오스, 2016년 니퍼트가 세운 외인 최다승 기록(22승)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린드블럼은 김광현(SK)과의 개인타이틀 경쟁에서도 우위를 이어갔다. 이날 문학 KIA전에서 6이닝 5안타 3삼진 3실점으로 물러나 승리를 챙기지 못한 김광현과의 승수차는 5승으로, 삼진차는 13개로 벌렸다. 키움과 힘겹게 2위 싸움을 이어가는 두산에게도 린드블럼은 4연승을 안겨 에이스의 품격을 증명했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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