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소사(왼쪽)와 삼성 맥과이어. 각 구단 제공

 

올해도 적지 않은 외인 선수가 KBO리그를 찾고 또 떠났다. 많은 기대와 시도가 실망으로 바뀌는 동안에 여러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다.

2019시즌 외인 선수 관련 최대 이슈는 ‘소사 영입전’이었다.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7시즌을 뛰다 대만으로 향한 헨리 소사를 두고 선두 SK와 하위권의 롯데가 동시에 영입전을 치렀으나, 결국 리그 순위싸움에서도 앞섰던 SK가 소사 영입전에서도 승리했다. 소사 영입 과정에서 SK가 방출한 브록 다익손을 롯데가 다시 데려오면서 묘한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영입전 이후에도 승자는 SK였다. 소사는 14일까지 10경기만에 6승(1패), 평균자책 2.95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잇고 있지만 롯데 이적 후 1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SK는 2위권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고, 롯데는 단장·감독 동반 사퇴 이후 겨우 꼴찌에서 벗어났다.

NC의 외인 포수 실험도 주목을 받았으나 ‘절반의 성공’쯤으로 끝났다. NC는 외인 타자로 크리스티안 베탄코르를 영입하면서, 베탄코트를 ‘일회성 이벤트’ 이상으로 자주 포수로 기용할 것이라 밝혔다. 실제 베탄코트는 포수로 44타석에 들어서며, 주로 외인 투수들이 선발로 나설 때 호흡을 맞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포수로 출전한 경험이 있던 베탄코트는 국내에서도 포수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53경기에서 8홈런, 29타점을 기록하는 동안 타율이 0.246에 그쳤다. 부상도 따라다녔다. NC는 베탄코트를 하위 타순에도 배치하는 등 타격감 향상을 위해 여러모로 애를 썼지만, 상위권을 달리다 5위도 위태로운 지경이 되자 교체카드를 뽑아들고 베탄코트와 작별했다.

LG는 외인 타자-삼성은 외인 투수 잔혹사를 올해도 끊지 못했다. LG는 2017년 루이스 히메네스의 부상에 이은 제임스 로니의 무단 이탈, 지난해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장기부상을 차례로 겪었다. 올해 영입한 토미 조셉은 다를 것이라 여겼다. 삼성에서 한국 무대에 완벽 적응한 다린 러프와 동시대에 필라델피아 우타 거포 유망주로 꼽혔던 이력 등에 기대가 컸다. 개막과 동시에 4번으로 자리잡은 것은 좋았지만, 개막 후 가래톳 부상, 허리 통증 등이 이어졌고 부진과 결장이 길어진 끝에 7월 초 카를로스 페게로로 교체되고 말았다.

그간 외인투수들의 부진을 숱하게 겪었던 삼성은 저스틴 헤일리-덱 맥과이어가 스프링캠프 때 좋은 평가를 받아 슬픈 역사에서 벗어나는 듯 싶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자 맥과이어는 볼넷을 남발했고, 헤일리는 시즌 도중 부상 이후 구위가 떨어지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맥과이어는 지난 4월21일 대전 한화전에서 올 시즌 첫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지만, 한화가 아닌 다른 팀을 상대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결국 하위권으로 처졌으면서도 가을야구 희망을 버리지 못한 삼성은 두 투수를 나란히 교체하기에 이르렀다. 젊은 투수를 키우겠다는 복안과 ‘계약 총액 상한’ 아래 적정 수준의 외인 투수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 겹쳐, 삼성은 ‘투수 1명, 야수 2명’이라는 생소한 조합으로 남은 시즌을 치르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