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동학 개미들에 힘 실어주는 정부
ㆍ“개인 투자자 의욕 꺾어선 안 돼”
ㆍ넘치는 시중 유동성 주식에 유도
ㆍ공매도 즉시 재개 가능성 낮아

금융당국의 ‘증시과열’ 판단 변수
2500선 바라보는 코스피 지수
전문가들 “과열 가중” 재개 주장
‘금지’ 3개월 추가 연장 방안도

코로나19 확산 후 주가가 폭락하던 지난 3월 시행됐던 ‘공매도 6개월 한시 금지’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개인 주식 투자자들에게 대통령까지 나서 힘을 실어주는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주식시장의 과열 여부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는 투자자들이 주가가 곧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 가격이 하락하면 싼값에 주식을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가 전체 주가지수를 떨어뜨려 주가 폭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에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다음달 15일까지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참에 공매도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높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특정 종목을 공매도할 때 주가가 폭락해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되는 대형 바이오주에 투자한 이들이 공매도 폐지에 적극적이다. 바이오주들은 공매도 금지의 수혜를 본 대표적인 주식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공매도가 이번에 즉시 재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각종 규제를 내건 당·청이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고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어서는 안 된다”며 ‘동학 개미’들의 손을 들어준 직후 세법개정안에서 양도세 과세 기준이 ‘주식투자소득 연 2000만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완화되기도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관건은 ‘증시 과열’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코스피는 지난 5일 올해 처음 2300선을 돌파한 뒤 일주일도 채 안 된 11일 2400선을 돌파했고, 12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연고점을 7번 경신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높다.

코스피가 향후 25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코스피가 과열된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국이 과대평가된 주식의 가격을 정상화하는 순기능을 고려해 공매도를 재개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공매도를 금지할 상황이 아니라 증시 과열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는 대신 금지 시한을 3개월 정도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이번에는 공매도 재개 시기를 변동 없이 못 박고 그 대신 ‘불법 무차입 공매도’ 등을 막기 위해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매도의 시장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 토론회를 열고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및 존치·필요성 등에 대한 전문가와 투자자들의 의견을 듣는다. 금융당국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청취해 정책 결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