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송성문. 고척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이제는 팀에 민폐만 안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송성문(23·키움)은 어느새 얼굴의 미소를 되찾았다. 개막 후 이어가던 오랜 부진에서 탈출할 실마리를 찾은 덕인 듯 했다.

송성문은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어 6월초 내내 1군에 있었으나 활약은 미미했다. 타율이 겨우 0.167였다. 2루수·3루수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지만 수비가 안정적이지 않았기에 타격이 막히자 출전 기회가 줄었다. 송성문은 “잘 맞는 타구가 상대 수비에게 잡히는 때가 많았다. 그런 날이 반복됐고, 전날의 아쉬움이 다음날까지 영향을 미칠 때가 많았다”며 “나 때문에 팀이 경기에서 지고 좋은 결과를 못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6월3일에야 2군행을 통보받은 송성문은 보름 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3일까지 1군 복귀 후 11경기에서의 타율이 0.316(38타수 12안타)에 달했다. 빠른 발을 살려 3루타도 2개 추가했고, 2안타 경기도 5경기나 된다. 앞선 부진이 길었던 탓에 아직 시즌 타율은 0.203에 머물고 있지만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난 건 분명하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송성문이 2군에 있는 동안 타격 메커니즘이나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했다. 송성문도 “밸런스가 좋아진 것”을 활약의 비결로 꼽았다. 그러면서 “2군에서는 경기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됐다. 그 덕분에 보다 마음 편하게 타격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팀에게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에서 벗어나자 좋았던 때의 타격감이 돌아왔다.

송성문의 1군 복귀와 동시에 주전 2루수 서건창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송성문의 출전 기회가 늘었고, 좋은 타격감에서 나오는 많은 안타에 자신감이 상승했다. 자신감은 송성문이 올해 스프링캠프 때 유지한 좋은 타격감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2일 경기에서는 동점 3루타를 친 뒤 이어진 내야 땅볼 때 재빨리 홈으로 파고들어 팀에 역전을 안겼다.

송성문이 바랐던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해낸 것이다. 송성문은 “어차피 지금부터 안타를 몰아서 친다고 해도 3할을 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개인 성적은 이제 의미가 없는 시점인 것 같다”며 “이제 팀에 민폐끼치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 외엔 다른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척|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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