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KBO 리그 한화와 롯데의 경기. 5회 초 1사 2, 3루에서 한화 김태균의 안타 때 득점한 오선진(가운데)과 정은원(왼쪽)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울산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가 시즌 개막 전부터 애지중지했던 ‘열아홉 신인 야수 3인방’ 변우혁-노시환-유장혁이 지난 18일 대전 롯데전에 나란히 선발출전했다. 3인방의 동시 선발 출전은 지난 4월6일 사직 롯데전 이후 두번째였다. 세 선수는 각각 1안타씩 기록했고 2타점을 합작했으나 한화는 롯데에 3-11로 대패했다. 6연패 늪에 빠지며 올 시즌 처음 9위까지 내려앉았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아직 세 선수는 미완의 대기에 가깝다. 18일 기준 이들 중 가장 많은 58경기에 출전한 노시환의 타율은 0.215에 그쳤고, 변우혁은 20경기 타율이 0.257이다. 유장혁은 9경기 11타석 나오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이들을 여유가 없는 연패 상황에서 선발로 낸 건 그만큼 한화 야수진이 두텁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 시즌 한화에는 뚜렷한 새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제라드 호잉이 초반 클러치 상황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이성열이 34홈런을 쳤으며, 신인 정은원이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정은원이 타율을 3할 근처까지 올리는 등 성장했지만 그 외 두드러진 선수들의 성장은 보이지 않는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한화가 스카우트 및 육성에 다른 팀보다 미진했던 탓이 커 보인다. 같은 시기 다른 팀이 지명한 선수들이 각 팀의 주축으로 거듭난 반면 한화는 아직 김태균·송광민·정우람 등 30대 중반 선수들의 기여도가 크다. 지난해 깜짝 반등에 성공했던 이성열과 송은범도 나이가 30대 중반이다. 올 시즌 이들 다수가 지난해보다 부진함에도 2군에서 이들을 대체할 자원들이 전무했고, 결국 30대 선수들이 다시 되살아나길 바라고만 있던 한화는 중위권을 맴돌다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늦게나마 육성의 중요성을 느낀 한화는 2012년 12월 서산에 2군 전용구장을 짓는 등 선수 육성을 위한 투자에 나섰다. 정은원과 박상원, 김재영 등 최근 드래프트 지명 선수들 중 몇명이 주전으로 도약한 소기의 성과도 누렸다. 그러나 선수층을 두텁게 만드는 데는 미치지 못했다. 시즌 전부터 무한경쟁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주전을 위협할만큼 기량을 끌어올린 선수는 전무했다. 정은원뿐 아니라 유격수 오선진도 대체 요원이 없어 부상 전까지 거의 교체 없이 풀타임으로 뛰었다. 주전 외야수 한 자리는 경기 때마다 바뀌는 수준이다.

세대교체를 팀의 화두로 잡은 상태에서 단기간 활용할 베테랑을 영입해야겠다는 생각은 할 겨를이 없었다. 기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자 한화는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과 젊은 선수 육성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시즌 목표를 수정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