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수입 과일에 치이고 대형마트 납품경쟁에 제값 못 받고 밀려나

최근 아파트 단지나 대로변 트럭 행상에서 ‘성주참외’가 자주 눈에 띈다. 생산량이 크게 늘지도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의아한 현상이다. 수입 과일에 치이고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구조 탓에 참외 가격이 하락하면서 노점에서 팔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올해 5월 참외 중(中)품 10㎏ 도매가격은 3만670원으로, 지난해(4만900원)와 2014년(3만3568원), 2013년(3만2724원) 등 지난 3년보다 낮다. 참외 출하량이 크게 늘지 않았는데도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국내산 참외 생산량의 약 80%인 성주참외의 올해 3~5월 출하량(상·중·하품 포함)은 10㎏들이 317만8354박스였다. 2013~2015년의 3년간 평균 출하량(316만6655박스)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성주참외원예농협 관계자는 “물량이 적어도 가격이 낮다보니 트럭 행상들이 참외를 떼어 판매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출하량이 줄었는데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과, 오렌지, 망고 등의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영향으로 다양한 과일이 수입되면서 참외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것이다. 상주참외원예농협 관계자는 “바나나, 사과 등 껍질을 벗기기 좋고 식사 대용으로 각광받는 다른 과일들에 비해 참외는 젊은층에게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구조도 참외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성주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은 지난 3~4월 성주참외 상품 10㎏이 산지에서 15만원 선에 거래됐는데, 대형마트에서는 12만원에 팔리기도 했다”며 “유통업자들의 납품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군은 트럭 행상들이 다른 지역의 참외를 ‘성주참외’로 속여 파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성주참외는 지리적표시 등록을 마친 상품으로, 다른 지역에서 난 참외를 성주참외로 속여 팔면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위반이다. 그러나 성주군 관계자는 “트럭 행상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허위표시 여부를 확인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도 “트럭 판매를 통해서라도 참외 판매가 늘어나는 게 농가들에는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