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2020시즌 고졸 신인투수 남지민(왼쪽)과 한승주. 한화이글스 제공

 

지난해 한화의 스프링캠프에서는 ‘신인 3인방’이 각광받았다. 한화는 1군 스프링캠프에 신인 총 7명을 데려왔는데, 그 중 상위 지명자 3명이 눈에 띄었다. 1차지명자인 변우혁과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노시환, 2라운더 유장혁을 묶어 ‘신인 3인방’이란 별명이 붙었다.

어린 나이에도 거구를 자랑하던 이들은 타격 실력뿐 아니라 고졸 신인 치고 빼어난 수비력을 갖췄다는 평가 속에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주축 선수들이 30대 중·후반을 바라보고 있던 시점에서 세 신인 타자들은 한화가 강조하던 무한경쟁과 세대교체의 상징처럼 보였다.

창단 이래 최다 신인을 데려간 지난해 스프링캠프와는 다르지만, 한화는 이번 캠프에도 신인들을 3명 데려갔다. 1년전만큼의 대규모는 아니지만,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신인 숫자로 3명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의 3인방처럼 상위 지명자 셋이 나란히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화 프랜차이즈 출신 신경현 코치의 아들인 1차지명자 신지후, 그리고 2차지명 1·2라운드 출신인 우완 남지민과 한승주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만큼 신인 선수들의 존재가 한화 캠프에서 부각되고 있지는 않다. 부상 공백과 방출 등의 공백을 딛고 명예회복을 노리는 베테랑들이 많았다. 그러나 한화는 신인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당장 올 시즌 선발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경현 코치의 아들이라는 이력에 198㎝의 장신으로 가장 주목받았던 투수 신지후는 안타깝게도 캠프를 일찍 마쳤다.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꼈고, 실전 위주의 훈련보다 체계적인 체력 훈련을 받는게 낫겠다는 판단 아래 지난 15일 귀국을 결정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남지민과 한승주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 투수 모두 팀내 자체 홍백전에 등판했다. 한승주는 지난 17일 경기에서 3이닝 1안타 1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고, 남지민은 지난 21일 3이닝 1안타 2삼진 무실점을 남겼다. 두 투수 모두 고졸 신인 치고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속구 구위가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내부적으로 캠프 출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치고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려는 한화는 신인 투수 둘도 선발 후보군에 올려두었다.

이 투수들에게 당장 2020시즌에 꽃길이 펼쳐져있으리라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나 캠프 전부터 보여줬던 가능성을 애리조나에서도 조금씩 펼치고 있어 한화는 신인 투수들이 적어도 장기적으로는 팀 마운드의 중심이 돼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