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8일][스경X현장]팬 만난 린드블럼 “집 같았던 한국, 기회의 땅이었다”

조쉬 린드블럼이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크우드프리미어호텔에서 열린 팬사인회에서 팬에게 사인하고 있다. 윤승민 기자

 

2019시즌 두산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끈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2)은 20승을 거두고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그 활약상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려 이제는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다수의 구단이 린드블럼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두산도 린드블럼에 대한 보류권을 지난 4일 공식 포기하면서 린드블럼의 빅리그 복귀는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다가올 이별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린드블럼은 최근 중동 분쟁지역에서의 의료 봉사활동을 마치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린드블럼은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크우드프리미어호텔에서 ‘번개’ 사인회를 열고 팬들과 만났다. 전날 오후 린드블럼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갑작스레 소식을 알렸지만, 300명 가까운 팬들이 현장을 찾아 줄지어 섰다.

두시간동안의 사인회 동안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은 린드블럼은 “지난 5년간 보여준 한국 팬들의 성원에 감사하고픈 마음에 시간을 냈다”며 “야구 선수로서의 커리어 절반을 한국에서 보냈다. 내 야구 실력을 향상시킬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처음 선 것도, 롯데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고 포스트시즌 무대를 처음 밟을 때도 모두 기억에 남는다”며 한국에서의 추억을 돌아봤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크우드프리미어호텔에서 열린 사인회를 마친 조쉬 린드블럼. 윤승민 기자

 

린드블럼은 두산 동료였던 김재환, 리그를 대표하는 또다른 에이스였던 김광현의 미국 진출 도전 소식에 대해서도 덕담을 건넸다. 그는 “김재환과 김광현 모두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각자 성장하기도 하겠지만 KBO리그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며 “세 명이 모두 빅리그에서 뛸 수 있다면 특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20승을 함께 합작한 두산 포수 박세혁을 향해서도 “투수와 포수의 관계는 특별하다. 그런면에서 박세혁은 인생의 친구”라며 “만약 세혁이가 결혼해 가족과 함께 미국에 놀러온다면 선뜻 우리 집 남는 방과 침대를 빌려줄 것”이라며 웃었다.

린드블럼은 오는 9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린드블럼은 의료봉사 때문에 지난달 25일 KBO 시상식 때 MVP를 수상했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린드블럼은 “3년간 의료봉사를 가기로 계획돼있었는데, 지난해에는 딸 먼로의 심장수술 탓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며 “딸이 수술을 받고 회복되는 과정을 보면서 올해는 꼭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신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많은 팬들과 만날 계획이다. 린드블럼은 “한국은 집 같은 곳이었고, 또 친밀한 동료들을 얻었다”며 “두산 팬들과 롯데 팬들, 그리고 모든 KBO 팬들께 감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