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지난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천안 | 이석우 기자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지난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천안 | 이석우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2위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 6경기에서 4승을 거뒀지만 이 기간 승점은 9점밖에 얻지 못했다. 승리한 4경기가 모두 풀세트까지 이어진 탓에 승점을 기대만큼 쌓지 못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 27일 한국전력에 풀세트 끝에 승리한 뒤 최근 경기를 손쉽게 끝내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세터들에게 우리 팀의 색깔을 찾기 위해 주문을 했는데 잘 안됐다”고 말했다. 최 감독 취임 이후 현대캐피탈은 빠른 토스를 바탕으로 한 ‘스피드 배구’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최 감독은 올 시즌 주전 세터가 된 이승원(25)에 대해 “연습 때는 빠른 토스와 고른 분배를 잘 선보이다가도 경기만 돌입하면 이를 잘 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피드 배구에 최적화된 세터 노재욱이 갑작스레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면서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을 중심으로 공격 패턴을 다듬는 데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이승원은 시즌 초반 손가락 부상을 당해 결장한 데다 지난 20일 복귀 이후에도 만족스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최 감독이 27일 경기 도중 작전 타임에 이승원을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이승원도 “파다르 외의 다른 공격수들을 이용하려 노력했는데 잘 안됐다”며 부진을 인정했다. 이승원이 공격진에게 빠른 토스를 적재적소에 배분할 수 있느냐에 따라 현대캐피탈 반등 여부가 결정된다.

선두 대한항공도 결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세터가 고민거리다. 현대캐피탈과 달리 대한항공은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33)가 밋차 가스파리니-곽승석-정지석 ‘삼각편대’를 잘 활용하며 5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지난 25일 삼성화재전에서 “한선수가 언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한선수는 나이가 적지 않은데다 시즌 전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체력 소모가 예년보다 심하다. 여기에 백업 세터 황승빈이 손가락 부상을 당해 한선수의 출전 비중이 높았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은 지난 시즌과 달리 초반부터 승수를 쌓아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을 대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박 감독은 “한선수가 매 경기 컨디션 좋은 선수들을 잘 파악해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한선수가 지치면 팀이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염려도 숨기지 못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