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일]“가족 여행 데려가겠다”며 딸 친구 납치해 몸값 뜯어낸 일가족

ㆍ10세 남아 데리고 발리 출국 후 부모 협박 1억5000만원 받아

“함께 여행을 가자”며 딸의 친구인 10살 남자아이를 인도네시아 발리로 데려간 뒤 아이의 부모를 협박해 거액의 몸값을 받아낸 일가족이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딸의 친구를 데리고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뒤 딸 친구의 부모를 협박해 1억5000만원을 받아낸 백모씨(40)와 백씨의 처남(38)이 아동납치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범행을 공모한 뒤 한국에서 지내고 있던 백씨의 아내도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같은 학교 학부모로 알고 지내던 ㄱ씨에게 “우리 자녀들이 친척들과 발리·자카르타 등지를 여행하는데 당신 아들도 같이 여행을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ㄱ씨의 아들(10)은 백씨의 막내딸과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다. ㄱ씨는 이에 응했고 ㄱ씨 아들은 백씨의 처남, 자녀들과 함께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그러나 백씨는 처남이 출국하자마자 ㄱ씨 부부에게 아이의 몸값으로 1억5000만원을 요구했다. 백씨는 아내의 계좌로 돈을 받은 뒤 자신도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ㄱ씨는 이날 경찰에 아들에 대한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이를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경찰 주재관에게 알렸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한국 경찰 주재관이 골라낸 예상 숙박시설을 돌아본 끝에 ㄱ씨 아들이 묵고 있는 방을 찾아내 백씨를 체포했다. ㄱ씨 아들은 백씨의 아들(12)과 함께 숙소에 머물면서 자신이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 아들을 데리고 먼저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던 백씨의 처남은 백씨의 두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타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백씨가 ㄱ씨에게 “추천한 대로 주식투자를 해 손해를 봤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하고 백씨와 처남이 인도네시아에서 조사를 마친 뒤 한국에 돌아오는 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