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의정부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2017-2018 V리그 올스타전’에서 MVP로 선정된 이다영(현대건설·왼쪽) 정민수(우리카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정부 | 연합뉴스

21일 의정부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2017-2018 V리그 올스타전’에서 MVP로 선정된 이다영(현대건설·왼쪽) 정민수(우리카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정부 | 연합뉴스


“택의가 너무 못 추길래 (다영이에게) 제가 같이 추겠다고 했어요.” (정민수)

21일 경기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의 남·녀 최우수선수(MVP) 정민수(K스타·우리카드)와 이다영(V스타·현대건설)은 이날 ‘댄스 커플’이기도 했다. 이들은 경기 도중 싸이의 ‘뉴페이스’에 맞춰 커플 댄스를 췄다.

이다영은 사실 앞선 여자부 경기에서 이미 동갑내기 황택의와 호흡을 맞췄다.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서 ‘트러블메이커’ 노래에 맞춰 어설프게 호흡을 맞춘 둘은 이번 올스타전에선 전보다 나은 춤을 선보였다. 하지만 선배 정민수 눈에는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정민수는 “속으로 ‘택의는 좀 (춤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며 “여자부 경기가 끝나고 남자부 경기를 하기 전 다영이에게 가서 ‘남자부 경기 때는 같이 추자’고 말했다”고 했다. MVP 댄스 커플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들은 춤만 빛난게 아니었다. 이다영은 여자부 올스타 경기로 열린 1·2세트에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5점을 따냈다. 득점 때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과 함께 춘 춤도 여전히 발군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다 보여준게 아니’었다고 했다. 이다영은 “준비한 것의 반도 못보여준 것 같다”며 “재영이와 연습 많이했는데 우리가 원하던 음악이 안나와서 흥이 살지 않았다. 원치 않던 음악이라도 그냥 맞춰서 춤 출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리베로 정민수는 반대로 즉흥적으로 준비한 세리머니와 플레이들을 척척 해냈다. 팀 동료 크리스티안 파다르의 도움을 얻어 한 블로킹이 백미였다. 키가 작은 정민수의 옆구리를 파다르가 손으로 들어 박상하의 공격에 맞서 대형 블로킹 벽을 만들었다. 아쉽게 합체 블로킹은 실패로 끝났지만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정민수도 “블로킹에 성공한 줄 알았다. 상하 형을 놀리려고 했는데 못해서 아쉬웠다”고 할 정도였다.

정민수는 디그·리시브는 물론 공격도 2번이나 성공해냈다. 리베로라 시즌 중 공격을 할 수 없어 뽐내지 못한 화려함을 이날 마음껏 뽐냈다. 그는 “별명(애아빠실화냐)을 누가 지어줬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맘에 든다”면서도 “아직 퍼포먼스는 (여)오현이 형의 반에도 못미치는 것 같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영은 “세리머니상보다는 MVP가 맘에 든다”며 웃었다. 이날 받은 상금은 “나를 위해 투자하는 차원에서 용돈으로 쓰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각오를 묻자 “우리 팀이 조금 더 단단해져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당차게 답했다. 정민수는 “제가 잘해야 우리 팀(우리카드)이 경기에서 이기더라”고 하며 “제가 잘해서 남은 시즌 팀이 꼭 반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