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 중인 참치·연어 통조림에는 카놀라유·대두유 등 식용유가 포함돼 있다. 이들 제품 속 식용유는 대부분 수입산 곡물로 만들어지지만 유전자변형식품(GMO) 표시는 전무한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는 지난달말 시중에 판매 중인 참치 통조림 제품 34종, 연어 통조림 제품 9종을 조사한 결과, 이 중 37개 제품이 카놀라유와 대두유를 함유하고 있음에도 GMO 사용 여부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20일 밝혔다. 조사 대상 중 6개 제품은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있어, 카놀라유·대두유가 함유된 제품은 모두 GMO 사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셈이다. 또한 대부분의 제품은 원산지를 ‘수입산’으로만 표시했을 뿐 구체적인 원료 수입국은 밝히지 않았다. 아예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제품도 16개에 이르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제공



국내에 수입되는 카놀라와 대두는 대부분 GMO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된 카놀라는 100%가 GMO였다. 지난해 수입 대두 중 GMO의 비중도 77%에 이르렀다. 식용유가 대부분 외국산 곡물로 제조되고, 외국산 곡물 다수가 GMO라는 점을 감안하면, 참치·연어 통조림 속 식용유도 GMO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식품 업체들은 GMO가 원료인 제품이라도 GMO 유전자(DNA)나 단백질이 발견되지 않으면 GMO 사용 여부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소비자원과 시민사회단체는 GMO 표시 의무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식품 기업들의 반대로 사실상 추진되지 않고 있다. 경실련은 참치·연어 통조림을 판매하는 기업들에 최근 1년간 GMO 사용 여부 및 원산지 목록을 요구했으나, 기업들은 한국식품산업협회를 통해 “GMO 사용 여부를 정부 기준에 따라 성실하게 표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식품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소비자의 피해를 방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