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해수부 기술검토 TF 중간 결과
ㆍ선체 93개 구멍 뚫어 체인 연결… 유속 느린 곳 이동해 수면 위로
ㆍ기간·비용은 기상조건이 변수

해양수산부가 침몰한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검토 결과를 내놓았다. 정부가 이같이 결론 내리면서 사실상 세월호를 인양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인양 여부가 최종 확정돼 최대한 서두르면 오는 9월 인양 작업에 착수하게 되고 완료까지는 최소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해수부는 10일 ‘세월호 선체 인양 기술검토 중간 결과’에서 “최종 검토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세월호 인양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종 기술검토 결과 발표가 남았지만, 중간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인양 가능성이 높다. 인양 방법으로는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독을 이용한 인양이 유력하다고 해수부는 밝혔다. 

해수부는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오는 16일 이전에 세월호 피해자 가족 및 전문가와 상의한 뒤, 4월 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최종 기술검토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제출을 전후해 4월 말~5월 초 인양 여부가 결정되면 빠르면 9월 인양이 시작된다. 

박준권 해수부 항만국장은 “인양 업체 선정에 1~2개월, 선정 후 인양 계획 결정에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양 착수는 9~10월 내지는 내년 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 해수부는 유속과 기상 상태 등이 최적일 때는 약 12개월간 1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기술적 결함이 발생하면 비용이 2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수부는 “맹골수도처럼 유속이 빠른 해역에서 세월호 규모의 여객선을 수중에서 절단하지 않고 인양한 사례가 없어 예측하지 못한 위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6일 앞둔 10일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선체 인양이 가능하다는 기술검토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연영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술검토가 조금 남아 있지만 최종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중간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세월호 인양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하자 이달 말 기술검토 최종 결과를 발표하려던 해수부는 예정보다 일찍 유력 인양 방법 등을 공개했다. 

인양 여부를 두고 여론조사 등을 언급했던 유기준 해수부 장관도 “인양 여론이 높아져 (여론조사를) 할 필요가 없어진 듯하다”고 밝혔다.


세월호 인양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이규열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가 10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기자실에서 세월호 선체 인양 기술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해상크레인과 플로팅 독으로 인양 

해수부는 인양 방법으로 당초 전망대로 해상크레인과 플로팅 독(floating dock)을 이용한 방법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총 5가지 인양 방법을 검토했다. 선체를 수중에서 세워서 인양하거나, 선체 아래 부력재를 놓고 물 위로 띄우는 방식 등이 검토됐지만, 작업 기간이 길고 실패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권 해수부 항만국장은 “진상규명 요구가 높은 만큼 선체를 절단해 인양하는 방법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월호 선체는 현재 맹골수도 인근 해상 수심 44m에서 우측면이 하늘을 향한 채 누워 있다. 중량은 수중에서 8400t, 수면 위에서 1만200t인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1만t급, 8000t급 해상크레인으로 선체를 들어올린 뒤, 크레인을 움직여 선체를 플로팅 독으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침몰 지점에서 선체를 바로 끌어올릴 수도 있지만, 해상크레인이 선체를 3m 들어올린 채 유속이 느리고 시야 확보가 가능한 지점으로 옮겨 인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해수부는 침몰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2.3㎞ 떨어진 동거차도 인근 해상을 인양 지점으로 꼽고 있다. 다만 유속이 급한 지역에서 대형 선박을 인양한 전례가 없어 인양 도중 어떤 위험이 발생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 유속과 날씨가 주요 변수

선체를 크레인과 연결하려면 선체 우측면에 93개의 인양점을 뚫은 뒤, 인양점과 체인을 연결해야 한다. 이 작업은 잠수사들이 선체에 들어가 직접 한다. 이 때문에 잠수 가능 시기가 인양 시기 및 비용을 좌우하게 된다. 월별로는 5~6월, 9월 하순~10월 초순이 최적기로 판단된다. 11~3월은 수온이 떨어져 잠수가 어려우며, 7~8월은 태풍이 불어 사고 위험이 크다. 1년 중 잠수가 가능한 날을 208일로 추산했다.

해수부는 작업에 최소 12개월, 약 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작업 중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면 인양 기간은 1년6개월, 비용은 2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양 업체가 정부와 협상하고 인양 설계를 하는 과정, 크레인을 대여함으로써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중공업체와 합의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예측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

■ “국민 정서 때문에” 인양 가능성 높아져

현재로서는 인양 결정이 유력한 분위기다. 유기준 장관은 지난 9일 “인양 여론이 높아져 (여론조사를) 별로 할 필요가 없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6일 언론에 인양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 실시를 언급했던 유 장관은 이날 “‘공론화 중에서 여론조사가 합리적이지 않을까’ 하는 뜻에서 말했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이규열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도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선체 인양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선체를 회수하지 않아도 주변 해역에 잔존유가 흐르지 않도록 수중 토목공사를 해야 하고, 추모공원을 건립하는 데도 비용이 든다”며 “인양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에 지친 국민 정서를 반영해서라도 인양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