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레니 제이컵 인도월드비전 옹호팀장

레니 제이컵 인도월드비전 옹호팀장(57·사진)은 “인도 여성들은 인권침해 사실들을 먼저 알리려 하지 않기 때문에 도움을 받지 못한다”며 “따가운 주위 시선과, 신고해서 재판을 받으려면 돈이 많이 드는 등 까다로운 법적 절차도 여성 인권 신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월드비전 사무소에서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서는 남성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5년간 인도에서 구호·개발 활동을 벌여온 제이컵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날 기념 정책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인도 여성들이 인권침해를 당해도 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여성들이 인권침해 사실들을 먼저 알리지 않는 게 문제다. 개인적으로 수치심이 들기도 하거니와 가족과 마을 공동체의 비난을 받기 때문이다. 인도는 유독 체면과 사회적 이미지를 중시하고, 가부장적인 문화 때문에 여성을 인간이 아닌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재정적인 문제도 있다. 피해 사례를 신고해서 재판을 받기까지 돈도 많이 든다. 법적 절차를 밟는 시간 동안 주위의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 인도가 다른 나라보다 여성 인권 개선이 늦어지는 이유는.

“종교가 인도인들의 문화와 인식에 깊게 뿌리박혀 있다. 남녀평등에 대해 교육해도 인식이 쉽게 바뀌질 않는다. 행정적인 구조도 문제다. 중앙정부가 인권 개선 정책을 내놓아도, 각 주 정부가 이를 잘 이행하는지 관리하기가 어렵다.”

- 인도에는 인디라 간디 같은 거물급 여성 정치인들이 많다. 이들이 여성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나.

“여성 정치인들이 여성 인권 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성 정치인들의 입김이 더 커서 현실화시키기 어려웠다고 본다.”

- 나렌드라 모디 정부와 힌두 민족주의 세력이 여성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디 정부가 공약했던 경제성장이 잘 이뤄진다면 개선될 여지는 있다. 일자리가 늘어나 여성들도 경제 활동에 나서면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될 수 있다. 다만 힌두 근본주의가 여성 인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여성 인권 향상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남성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여성 인권이 비단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조금씩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법과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전과 달리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