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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 바티칸 | AFP연합뉴스 |
‘더러운 전쟁’으로 불리는 1970년대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의 공포정치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반정부인사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간 거침없는 언행과 파격적인 행보로 인기를 얻은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이 군사독재에 침묵했다는 의견은 유일한 오점으로 거론돼왔다.
AP통신은 ‘더러운 전쟁’ 당시 일부 생존자들과 기자들의 말을 빌려, 교황이 당시 자신이 운영하던 신학교에 사제, 신학생, 반체제 인사 등 수십명을 숨겨주고 외국 도피를 도왔다고 13일 전했다. 교황은 군인들도 가톨릭 교회 안을 쉽게 뒤질 수 없다는 점, 교회에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든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의 행적을 취재했던 아르헨티나 언론인 마르셀로 라리키는 “교황이 만행에 겉으로는 침묵했어도, 은신처를 찾는 사람들을 구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라리키는 교황이 이 같은 방법으로 약 20~30명을 살렸다고 보고 있다.
생존자들의 증언도 있었다. 우루과이 독재정권에 쫓겨 아르헨티나행을 택한 곤잘로 모스카는 AP통신에 교황과 만났던 이야기를 전했다. 1976년 예수회 사제를 통해 교황을 만났던 모스카는 “(당시 교황이) 자신이 처한 곤경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침착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모스카에게 브라질 항공권까지 마련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마르크스주의에 오염됐다’는 혐의로 쫓기던 신학생들 3명을 구하는 데도 교황이 관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1976년에서 1983년까지 아르헨티나 군사 정권은 좌익 세력을 소탕하겠다는 명목 아래 공포 정치를 저질렀다. 당시 납치, 고문, 학살로 희생된 사람이 3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교황은 당시 예수회 지도자로 정권에 공개적으로 맞서지 않고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