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계층 간 교육격차가 주요 원인
소득 불평등이 경제 성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가 늘어야 경제 전체에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 저소득층도 혜택을 보게 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존재하지 않음을 OECD가 인정한 것이다.
OECD는 34개 회원국의 1985~2010년 소득과 각국의 소득 불평등을 측정한 지니계수, 누적성장률 등을 분석한 연구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지니계수는 소득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통계지수로 0은 완전 평등, 1은 완전 불평등을 나타낸다.
연구 결과 회원국들은 지니계수가 0.03 증가할 때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0.3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회원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35%포인트 감소했는데, ‘하위 10% 계층 총소득’ 대비 ‘상위 10% 계층 총소득’ 간 격차는 같은 기간 7배에서 9.5배로 상승했다.
OECD는 이 기간 회원국들의 누적성장률도 불평등 때문에 하락했다고 밝혔다. 누적성장률은 장기간의 경제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다.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와 ‘대처리즘’을 내세운 미국과 영국의 누적성장률은 38%, 41%였으나, 불평등 효과가 없다고 가정하면 누적성장률이 각각 45%, 50%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OECD는 덧붙였다.
소득 불평등의 주요 원인으로 OECD는 교육격차를 지목했다. 고소득층은 저소득층보다 고등교육 비율, 교육기간, 수학능력이 높았는데, 소득 불평등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그 격차가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OECD는 “소득 하위 10%의 극빈층뿐 아니라 저소득·중산층을 포함한 하위 40%에도 소득 불평등의 악영향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저서 <21세기 자본론>에서 ‘소득 불평등이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연구에 참여한 OECD 소속 경제학자 미하엘 푀르스터는 “이번 결과는 피케티의 주장을 통계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라고 일간 도이체벨레에 말했다.
OECD는 보고서에서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은 단순히 사회 불평등을 줄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는 정책”이라며 “국민들의 기술과 학업 능력을 발달시켜 인적 자본을 개발하기 위해, 재분배는 아동과 청소년이 있는 가정에 집중돼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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