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 출석이 다음달 정기국회 기간으로 미뤄지면서 정기국회 회기 내 체포동의안 표결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친이재명(친명)·비이재명(비명)계 간 의견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 대표가 분란을 잠재우기 위한 결단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29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무도한 검찰의 폭압 앞에서는 민주당이 똘똘 뭉쳐서 부결시켜야 된다”며 “민주당에서도 결의한 것이 정당한 영장청구에 응하겠다는 것. 이건 누가 봐도 부당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도 국민 앞에서 약속했다.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라며 “그 약속을 지켜야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도덕성이 실추됐다, 내로남불이다, 위선적이다’는 것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약속한 대로 가결처리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수원지검의 쌍방울 대북송금 문제 관련 30일 출석 요청에 “9월 정기국회 본회의가 없는 주간(11~15일)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고, 검찰은 다시 4일 출석을 통보하면서 이 대표 소환조사 구속영장 청구는 9월 시작하는 정기국회 기간에 이뤄지게 됐다. 아직 이 대표 출석 일정을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대표가 요구했던 ‘비회기 기간 영장 청구’는 무산됐다. 정기국회 기간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은 피할 수 없는 절차가 됐다. 그러면서 민주당 내 친명·비명 간 의견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민주당 의원 워크숍 자유토론에서도 비명계 설훈 의원이 “심청이처럼 인당수에 빠져야 왕비가 될 수 있다”며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을 요청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반면 양경숙 의원은 “당론으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친명계는 강성 지지층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표결 거부 등을 주장하는 한편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라며 관련 언급을 꺼리고 있다. 반면 비명계는 이 대표가 지난 6월에 밝혔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체포동의안 가결 요청을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당 안팎의 소모적 논쟁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에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니까 이것을 정리하는 건 이 대표가 해야 될 일 아니겠나”라며 “이 대표가 한마디 하면 끝나는 일인데 자꾸 (표결)거부를 한다는 등, 또는 이 대표로 하여금 다시 그걸(불체포특권 포기) 지키겠다는 약속을 국민들에게 하라는 등 이렇게 되면 참 모양이 구차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간 당내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는 이유로 당 대표로의 결단을 미루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스스로 돌파구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과감하게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별히 고민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결단이 늦어지고 당내 의견 대립이 계속되며 정기국회 화제 중심이 이 대표의 거취로 모아진다면, 민주당의 방탄 이슈가 다시 부각되고 이 대표의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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