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후보 단일화를 전격 선언했다.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돌입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안 후보가 사퇴하면서 20대 대선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의 양강 대결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합세한 3자 구도로 정리됐다. 막판에 던져진 거대 변수가 어느 쪽 지지층 결집을 강화하느냐에 따라 6일 뒤 치러지는 3·9대선 결과가 달라진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에 나란히 자리해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저희 두 사람은 원 팀(One Team)”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집권 뒤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겠다며 “지난 4년 반 동안 내로남불, 거짓과 위선, 불공정 등 비정상으로 점철된 모든 국정운영을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공동정부를 구성해 협력하고, 대선 직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회견에서 “윤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뜻을 받아 반드시 승리해 함께 성공적인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고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직 사퇴서를 공식제출했다.

단일화 합의는 이날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다. 두 후보는 전날 밤 대선 전 마지막 TV토론을 마치고 자정부터 서울 논현동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매형의 집에 모여 논의한 끝에 단일화에 합의했다. 두 후보와 함께 양측 협상 채널이었던 장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협상에 참석했다. 당초 지난달 27일 윤 후보가 그간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일지를 직접 공개하고, 안 후보가 불쾌함을 표출하면서 단일화 문이 닫혔다는 분석이 많았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대교구청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국민이 하는 것이다”라며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생경제와 평화,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겠다”고 했다.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이라고 했다.

심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양당은 이구동성으로 정치개혁과 통합정부를 얘기하지만 또 다시 소수정당을 발 아래 꿇리는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제 거대 양당 사이에 저 심상정과 정치변화를 열망하는 국민들만 남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를 향해선 “제3지대를 떠나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었다”며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했다.

유정인·윤승민·문광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