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연승의 우리카드와 5연승의 대한항공. V-리그 1·2위 두 팀은 경기 전 상대전적도 2승2패로 팽팽했다. 우승을 향한 중요한 길목에서 두 팀이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관중은 평일 수준인 2471명에 그쳤다. 하지만 양 팀의 강타와 끈질긴 수비가 이어지며 양보없이 진행된 대결에 코트 안팎의 열기는 뜨거웠다. 경기 전부터 양 팀 사령탑은 이날 승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맞대결에서 이겨야 승점차가 벌어진다. 선수들에게는 편하게 하라고 했지만 오늘 경기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요한 대결에 웃은 쪽은 경험에서 앞선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3-1(33-31 21-25 25-19 25-19) 승리를 거두고 연승 숫자를 ‘6’으로 늘렸다. 대한항공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56(20승8패)을 기록, 우리카드(승점 56·20승7패)와 승점·승수에서 동률을 이뤘다. 비록 세트득실률에서 밀려 선두를 되찾지는 못했지만,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선두 다툼을 안개속으로 몰고갔다. 5라운드 들어 우리카드는 10연승으로 선두 독주에 나서는 듯 했지만,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우리카드가 정규시즌 9경기, 대한항공이 8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3위 현대캐피탈(승점 49·16승11패)도 추격을 멈추지 않아 매 경기가 선두 질주에 영향을 미치는 살얼음판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세트 듀스 승부에서 대한항공이 먼저 웃었다. 대한항공의 안드레스 비예나가 1세트에만 18점을 내는 동안 우리카드는 나경복-펠리페 알톤 반데로로 맞섰다. 31-31에서 정지석의 퀵오픈과 김규민의 블로킹이 나와 대한항공은 첫 세트를 가져갔다. 우리카드는 펠리페를 앞세워 2세트 반격했다. 우리카드가 21-20로 앞선 상황에서 펠리페가 가까스레 연타처리한 공이 대한항공 코트 모서리에 떨어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어진 랠리에서 비예나의 오픈 공격이 네트를 넘지 못하며 승부는 원점이 됐다.
3세트도 16-15까지는 일진일퇴였다. 승부처에서 앞선 대한항공이 경기 흐름을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비예나의 후위공격에 이어 김규민이 최석기의 속공을 블로킹해내며 18-15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어 나경복의 공격 범실이 나왔고, 김규민이 다시 나경복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해냈다. 세터 한선수가 스파이크로 득점해 21-15가 된 순간 분위기는 완연히 대한항공쪽으로 넘어갔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경기 후 승부처로 짚은 순간이었다.
우리카드는 4세트 멤버를 교체해며 변화를 꾀했으나 대한항공은 4세트 초반 벌린 점수차를 유지해 승부를 끝냈다. 경기 후 박기원 감독은 “경기 전 ‘특별할 것 없는 경기’라고 한 건 연막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린 뒤 “선수들에게 승부사 기질이 있는 것 같다. 결과도 좋았지만 경기 수준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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