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킨 지 9일로 일주일이 됐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 ‘컨벤션 효과’로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오르는 동안 이 후보는 일주일간 과제만 확인했다. 20·30대 표심 회복, 메시지 관리, 문재인 정부 및 당과의 차별화가 긴급 과제로 떠올랐다.
①청년을 찾아도 오지 않는 표심
이 후보는 지난 2일 선대위 출범 이후 ‘1일 1청년’이라고 할 정도로 청년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5일 대구 경북대를 찾아 대학생들과 질의응답을 했고 지난 6일에는 청년주택 ‘장안생활’을 방문했다. 웹툰작가(3일), 주식 개인 투자자(4일), 스타트업 관계자(8일)와의 연이은 만남도 청년들의 관심사와 무관치 않았다.
청년들의 표심은 이 후보 쪽으로 당장 움직이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다자대결시 18~29세의 이 후보 지지도는 23.3%, 윤 후보 지지도는 41.8%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5~6일 실시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18~29세 지지도는 윤 후보가 34.3%로 이 후보(14.7%)에 크게 앞섰다.
청년층이 약점이었던 윤 후보의 상승 추세는 일시적인 컨벤션 효과 때문이라고 민주당은 판단하고 있지만 적어도 이 후보의 청년 행보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도 명확하다. 민주당은 이날 선대위에서 20·30대를 겨냥한 기구로 ‘청년플랫폼’을 구성했고, 이 후보도 오는 12일부터 ‘이재명의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프로젝트에 돌입하면서 MZ세대와의 대화 및 캠핑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보들을 통해 부동산 정책 실패와 불공정 논란으로 돌아선 청년 민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②논란될 발언, 아니면 침묵… 후보의 ‘입’
이 후보는 전날 공개 일정 후 기자들과 현안 질문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이른바 ‘백브리핑’을 피했다. 현장 행보보다 대장동 의혹 등 다른 문제가 부각되고, 이 후보가 공개된 장소에서 한 발언이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총연합회를 방문했다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일방통행식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가 정의당으로부터 “2017년 1월에 밝힌 차별금지법 찬성 입장을 왜 바꿨느냐”는 비판을 들었다. 지난 3일에는 웹툰 제목을 보고 “확 끄는데요”라고 한 말도 입길에 올랐다.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한 이 후보의 백브리핑 거부는 대선 후보로서 안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당내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초선 의원은 “대중들이 기대하는 후보의 이미지는 막힘없는 발언이다. 단점을 감추려고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것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③당 안착과 차별화…동시에 해야하지만
높은 정권교체 여론 속 이 후보가 어떻게 현 정부와의 차별화에 성공하느냐도 과제다. 한국사회연구소 여론조사에선 정권 교체를 바라는 응답자는 53.6%로 정권 재창출(37.0%)에 앞섰다. 응답자들 중 63.0%는 이 후보 당선을 정권 재창출로 봤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8세 이상 2525명에게 지난 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도는 25.9%로 이 조사상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 후보는 민주당 후보이면서도 자신의 집권을 ‘정부 교체’로 규정한다. 다만 실제 행보에서는 현 정부나 민주당과의 적극적인 선 긋기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아 후보는 지난 6일 민주당 열성 지지층들의 관심사안이라 볼 수 있는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 대담’에 참석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당과 후보가 따로 움직여야 하는데, 아침에 선대위 회의에 나오면서 민주당과 일체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비주류에 국회 경험이 없는 후보가 아직은 당과 안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차별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화가 늦어지면 지지도가 하락하며 당내 장악도 어려워지리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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