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액·상습체납자 1만2686명 명단 공개

90년대 불법 철거 용역업자 이금열 14억 ‘체납’

2021년 6월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 현장. 연합뉴스

 

‘철거왕’으로 알려진 이금열씨(54)가 지방세 14억1100만원을 체납해 서울시의 올해 고액·상습체납자 신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는 20일 홈페이지에 지방세를 1000만원 이상 체납한 상태가 1년이 지난 고액·상습체납자를 총 1만2686명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새로 추가된 고액·상습체납자는 1599명이며, 개인은 1183명, 법인은 416곳이었다. 서울시는 “서울시에 체납한 액수가 1000만원이 되지 않더라도 타 지방자치단체의 체납액과의 합산액이 1000만원 이상인 559명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신규명단 중 체납액이 가장 많은 개인은 이금열씨로 체납액은 14억1100만원이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철거 용역업계에 뛰어들어 성공, ‘철거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씨는 적준환경의 회장 운전기사이자 현장 행동대원으로 일을 시작한 뒤, 2000년대엔 회사명을 다원그룹으로 바꾸고 시행사 및 시공사를 설립하며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씨는 2006년 1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회삿돈 884억원과 아파트 허위분양으로 대출받은 168억원 등 총 105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등에게 뇌물 3억5000만원을 건넨 사실도 드러났다.

2021년 6월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때 이씨가 세운 다원그룹의 계열사가 이면계약을 맺고 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로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사고로 무너진 건물이 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신규 명단공개자들의 체납액은 총 888억원으로, 평균 체납액은 56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절반 이상(898명)은 1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 체납자였다. 연령별로는 50대(28.4%)와 60대(27.7%)가 가장 많았고, 70대 이상(20.9%), 40대(16.0%), 30대 이하(7.0%) 순이었다.

서울시는 지난 1월1일 기준 신규 명단공개 대상이 될 1790명에게 사전통지문을 발송했고, 이 중 389명에게 체납세금 43억원을 징수했다.

서울시는 “명단 공개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가택수색 및 동산 압류, 신용정보 제공, 출국금지, 검찰 고발, 관허 사업 제한 등 제재와 강화된 추적·수색 활동을 이어가겠다”며 “관세청에 체납처분을 위탁해 고액 체납자가 구매한 고가의 명품을 압류하고, 해외직구로 산 수입품을 통관을 보류하는 등 적극적으로 체납액을 징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