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회의실에서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생존전략’ 평화학세미나에서 강연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본인의 사법 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파로 당 내부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며 “사법적 문제가 다른 것을 가리는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8일 공개된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현 지도부 구성에 대해 “지나치게 획일적”이라며 “굉장히 안타깝다. 민주당은 굳건한 면역체계를 갖고 있었다. 당내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다.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큰 병이 든다. 그걸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런 현상이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서 발생하는 문제냐는 질문에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며 “당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이 억압되고 정책이나 비전을 위한 노력이 빛을 잃게 됐다. 이런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지난 6월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뒤 9월에는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구한 과정에 대해 “굉장히 인상적으로 민망했던 국면”이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겉과 속이 다른 ‘수박’이라고 비판하는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을 향해 “그분들이 지지하는 지도자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되는 것”이라며 “2002년 대선 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노무현 후보가 ‘지지자들을 보면 그 지지자들이 지지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22대 민주당 총선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 가능성에 대해 “왜 도와줘야 하는지를 말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며 “서로 네거티브 전쟁하는데 용병처럼 끌려들어 가는 건 별로 의미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국민이 봐왔던 민주당과 다르고, 국민 일반이 가진 상식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이 좀 질려 하는 것 아닌가”라고도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