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5일 대선 공약으로 검토 중인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방안이 호응을 얻자 탈모인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탈모인들의 뜨거운 반응을 두고 당내에서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에선 무책임한 표퓰리즘이라는 지적과 함께 민주당이 득표 이슈에만 천착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 ‘블루소다’에서 ‘청년 탈모 비상대책위원회’ 주최 간담회를 열었다.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은 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선거대책위원회가 2030세대로부터 제안을 받아 이 후보에 건의한 공약이다. 이 후보가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이 디시인사이드 탈모갤러리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호응을 얻자 긴급하게 탈모인들의 고충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탈모 때문에 느낀 소외감과 탈모약에 드는 비용·해외에서 직구한 탈모약의 성능에 대한 의구심 등을 이야기했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탈모인 고충을 밝힌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탈모치료제 연 매출이 1100억원 정도고, 30%만 환자부담으로 맡기면 정부 재원은 770억원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질병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사회가 770억원을 부담하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이 후보가 직접 등장한 “이재명은 뽑는 게 아니라 심는 것”이라고 말하는 15초 분량의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 말미에 카카오톡 ‘이재명플러스’ 채널을 통해 관련 제안을 받는다는 문구를 넣었다. 이 후보는 이날 SNS에 “저의 탈모 공약 구상 소식에 온라인이 떠들썩했다. 더 완성도 높은 공약을 위해 여러분께 도움을 요청한다”며 밝혔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SNS에 “의견을 바로 수용하고 영상도 만드는 이 후보의 순발력, 개방성 정말 최고”라고 글을 썼다. 이소영 대변인도 SNS에 이 후보 출연 영상을 본인이 촬영하고 온라인소통단이 제안해 긴급하게 이뤄졌음을 알리며 “선대위에는 볼수록 유능하고 헌신적인 분들이 정말 많다”고 했다.
민주당은 탈모가 개인의 자존감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취업에도 불이익을 주는 탈모인들의 고민거리인데, 이 후보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 발빠르게 움직인 점이 득점 포인트라고 본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때부터 현안에 SNS로 발빠르게 입장을 내는 강점을 보였다. 국민의힘이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는 상황과 대비되는 효과도 기대한다.
후보와 선대위가 탈모 이슈에 천착하는 것이 포퓰리즘으로 비친다는 우려도 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탈모가) 건강이나 생명과 직결된 문제는 아니다”라며 “건보 재정 등 우선순위로 고려할 것들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이 제주대 교수는 SNS에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평균 건보료 보장률인 80%에 크게 못미친다. 주요 질병으로 인한 직접 의료비 부담이 여전히 크다”며 “이재명 후보는 탈모 치료제의 건보 적용을 득표 전략으로 무책임하게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 비전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탈모약 건보 적용 방안과 관련해 “진지하게 접근하면 좋겠다”며 “저는 신체의 완전성이란 측면에서 탈모가 건보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경계선을 어디까지로 정할지 등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정책본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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