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딘 스피어스·마이클 제루소 지음 | 노승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 404쪽 | 2만2000원

우하향하는 6개의 선을 그린 그래프가 있다. 가로축은 연도, 세로축은 합계출산율이다. 책은 이 그래프가 중국 등 6개국의 연도별 출생률 추이를 나타낸다고 설명하며, 중국의 그래프가 어떤 것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도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가로축의 시간은 1975~2020년이다. 중국이 산아제한을 걸어 ‘한 자녀 정책’을 펼쳤다가 폐지한 때와 맞물린다. 그 기간 6개국의 출생률 추이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산아제한이 폐지된 2015년에 출생률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선도 없다. 산아제한 정책이 출생률 추이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다. 인구경제학을 주로 배운 미국 경제학자인 두 저자는 “인구 통제는 인구를 통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인구가 감소하면 미세먼지도 줄어들까. 한국과 일본은 인구밀도가 높은데도 석탄과 농업 부산물을 태우지 않으므로 인구밀도가 낮은 아프리카 농업국보다 미세먼지가 덜하다.
세계적으로 출산과 육아를 하는 가정에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책이 강구된다. 저자들은 양육비용보다 자녀를 키우기로 하면 희생해야 하는 ‘기회비용’에 주목해야 한다며 “부모 노릇에 시간을 쓰려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세상이 나아졌기 때문에 그 무언가도 전보다 나아졌다”고 한다. 기회비용이 오르니 출산이 준다는 것이다.
여성의 노동 참여가 늘었기 때문에 출생률이 줄었을까. 저자들은 한국을 반례로 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불평등하면서도 출생률이 가장 낮다… 한국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잃을 게 많고 불평등한 규범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은 “페미니즘이 출생률을 줄인다”는 주장에도 반례가 된다. 저자들은 “한국은 페미니즘 천국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저출생 문제에 고전하는 한국 사례가 이외에도 여럿 등장해 씁쓸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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