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대 롯데 경기. 6회 초 2사 만루에서 키움 김웅빈이 롯데 선발 서준원(맨왼쪽)을 상대로 역전 2타점 안타를 때려 박병호(오른쪽)와 김하성이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직 연합뉴스

 

정규시즌 순위는 결정됐지만, 키움 선수들은 시즌 최종전을 허투루 치를 수 없다. 굳이 ‘유종의 미’를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개인의 영광을 위해 남은 작은 부분에 욕심을 낼 때가 왔다.

키움은 지난 29일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사직 롯데전에서 4-1로 이겼다. 그러나 1·2위를 놓고 함께 다투던 두산과 SK도 같은 날 이기면서 키움과 이들과의 승차는 2경기로 유지됐다. 정규시즌 마지막 1경기만으로는 순위를 뒤집을 수 없게 됐고, 키움은 3위가 확정돼 포스트시즌을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하게 됐다.

팀 순위는 결정났지만, 시즌 최종전인 10월1일 사직 롯데전에서 키움 선수들은 다양한 개인 기록을 세울 기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대표적인게 시즌 33홈런, 98타점을 기록중인 박병호다. 홈런왕을 사실상 확정한 박병호는 2타점만 보태면 100타점 고지에 오른다.

여느 때보다 부진한 시즌을 치르며 3할 타율 달성은 어렵게 됐지만, 2타점만 추가하면 6년 연속 100타점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해 이대호(롯데)와 나란히 사상 첫 5년 연속 100타점 선수가 된 데 이어, 리그에서 유일한 6년 연속 기록을 세울 기회가 왔다. 88타점을 올린 이대호는 롯데가 남긴 2경기에서 시즌 100타점을 채우기 현실적으로 힘들다.

박병호는 30홈런을 이미 넘겼기에 지난해 자신이 프로야구 최초로 기록한 5년 연속 ‘30홈런-100타점’도 넘어설 수 있다. 30홈런-100타점을 총 6회 기록하게 되면, 이 부문 최다인 이승엽과도 어깨를 나란히하며 명실상부 국내 최고 타자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된다.

김하성도 최종전에서 홈런 하나만 채우면 20홈런 기록을 세운다. 시즌 내내 언급돼온 20(홈런)-20(도루)이 완성된다. 20-20은 지난해까지 이미 50차례나 달성된 기록이지만, 29일 현재 20홈런 타자가 11명뿐인 투고타저 시즌에 결코 낮춰볼 기록은 아니다. 김하성이 20홈런을 채우면 4년 연속 20홈런도 달성하게 된다. 이는 프로야구 통산 24번째 기록으로 20-20보다도 진귀하다.

이정후에게도 개인 기록이 걸려있다. 30일 현재 192안타를 기록중인 이정후가 만약 마지막 경기에서 4안타를 친다면 아버지 이종범이 1994년 세웠던 196안타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올 시즌 이정후는 4안타 경기를 세차례 치른 바 있다. 물론 아버지의 기록에 닿지 못하더라도, 최다안타 타이틀을 따내려면 2안타 이상은 쳐야 한다. 역시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경쟁자 호세 페르난데스(두산)는 이정후보다 2개 많은 시즌 194안타를 기록중이다.

마운드에서는 김상수가 또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이미 2015년 안지만이 세운 시즌 최다홀드 기록(37개)을 넘어선 김상수는, 29일 롯데전에서 홀드 하나를 추가해 39홀드를 기록했다. 만약 1일 최종전에서 홀드를 더할 수 있다면, 프로야구 사상 처음 한 시즌 40홀드 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