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안호영 의원 “정부, 수자원공사에 건설비 일방적으로 떠넘겨”

지난해 충남 지역 가뭄 해갈 긴급대책으로 625억원을 들여 건설한 보령댐 도수로가 수익성과 필요성이 떨어지는 예산 낭비성 사업이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보령댐 도수로는 충남 북서부 지역 식수원인 보령댐에 금강의 물을 끌어오기 위해 백제보와 보령댐을 잇는 길이 21.9㎞의 물길이다. 그러나 운영비가 수익의 3.7배에 이르는 반면 생활·공업·농업용수 공급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최근 펴낸 ‘보령댐 도수로 건설사업의 비용 분담 방안’ 보고서에서 보령댐 도수로 사업의 수익성지수(PI)를 0.02로 평가했다. 수익성지수는 사업 투자로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을 유출되는 현금으로 나눈 값으로, 1 이상일 때 재무적 타당성이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수익성지수가 0.02라는 것은 사실상 사업의 재무적 타당성이 없다는 의미다.

KDI는 인건비, 전력비를 포함한 보령댐 도수로 운영비가 매년 90억4100만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운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24억1500만원에 그칠 것으로 봤다. 또한 1998~2015년의 강수량 기록을 바탕으로 보령댐 도수로를 모의운영한 결과 생활·공업용수는 운영 전에 비해 1.1~4.4%, 농업용수는 1.8~4.8% 증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도수로가 보령댐 용수공급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함에 따라 가뭄과 같은 비상시에 한시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보령댐 도수로는 올해 초 완공돼 지난 2~3월 보령댐에 물을 끌어왔으나 이후 가동되지 않고 있다. 안호영 의원은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보령댐 도수로 건설비 625억원 중 30%를 한국수자원공사에 부담케 했다”며 “4대강 사업처럼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을 실시한 후 책임을 전가해 공공기관 경영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