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KT-NC전 3회 말 1사 3루에서 NC 6번 모창민 희생 플라이 때 3루 주자 양의지가 득점하고 있다. 창원 연합뉴스

 

‘그들만의 리그’는 절박하고 치열했다. 2018시즌 KBO리그, 가장 역사가 짧은 두 구단 NC와 KT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최하위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KT가 이기고 NC가 패하면서 두 팀의 순위는 비로소 확정됐다. 9위 KT가 창단 후 3년 연속 최하위의 수모에서 벗어났고, NC가 창단 후 처음 10위가 됐다.

질긴 두 팀의 인연은 1년 뒤 2019시즌에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엔 굴욕을 피하기 위한 경쟁을 벌였다면, 이번엔 가을야구 진출 막차인 5위를 잡기 위해 두 팀 다 서로를 넘어야 한다. 29일 현재 5위인 NC가 4위 LG에 5경기차 뒤져 있어 두 팀이 나란히 4·5위를 차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탓이다.

KT는 지난 6월29일 6위 자리에 올라 5위 NC에 3경기차로 접근한 뒤 두달 넘게 NC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8월4일에는 창단 처음 ‘후반기 중 5위’에 오르며 NC를 제치기도 했다. NC가 사흘만에 5위 자리를 되찾고 13일에는 승차를 3.5경기차까지 벌려 5위를 굳혀가는 듯 했지만 KT의 추격은 끝나지 않았다. 강백호에 이어 황재균까지 부상에서 복귀하며 타선의 위용을 제대로 갖춘 뒤 다시 1~2경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NC의 흐름도 KT 못지 않게 좋다. 전반기 막판 영입한 외인 투수 크리스티안 프리드릭이 6승(2패)을 거두며 국내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고,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양의지도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그렇게 두 팀은 서로 경쟁을 펼치면서도 29일 나란히 시즌 승률 5할을 넘겼다. KT가 시즌 승률 5할을 넘긴 건 지난해 4월17일 이후 499일만의 일이었다. 상위권 팀들도 상승세에 올라 승차까지 좁히고 있지는 못할 뿐이다.

두 팀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7~28일 창원 2연전이 5위 싸움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일전이 될 수 있었으나 양 팀이 1승씩을 나눠가지며 끝난 바람에 5위 싸움은 현재진행형이 됐다. 두 팀은 중요한 순간 또 만난다. 오는 12~13일, 추석연휴 기간 벌어지는 2연전을 치른 뒤 28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다시 만난다.

물론 어느 한 쪽이 완연한 상승세 또는 하락세를 타 두 팀간의 승차가 벌어지면 마지막 경기의 의미는 퇴색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막판 탈꼴찌를 위해 벌였던 두 팀의 승부가 올해 재연된다면, 28일 경기는 ‘운명의 한 판’이 될 수도 있다. NC는 지난해 최하위의 수모를 털어내고 다시 가을야구 무대에 서 자존심을 회복하길 원하고, KT 또한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