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영하. 잠실 이석우 기자

 

두산 이영하(22)는 올 시즌 수원에서의 기억이 좋지 않았다. 앞선 두번의 선발등판에서 5이닝을 못채웠다. 지난 6월1일에는 4이닝 13실점이라는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공 100개를 던지며 ‘벌투논란’에도 휩싸여 마음 고생을 했다.

30일 올해 세번째 수원 등판에서 이영하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날리는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이날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전에서 이영하의 7이닝 3안타 6삼진 1실점 호투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뒀다.

KT 외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와 이영하의 맞대결은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4회까지 이영하는 단 1안타, 알칸타라는 무안타로 상대를 틀어막았다. 두산이 5회초 3안타로 1점을 먼저 뽑은 뒤 6회초 호세 페르난데스의 2루타와 김재호의 유격수 키 넘는 빗맞은 안타로 2-0으로 앞섰다. 알칸타라가 급격히 안타를 내주는 동안에도 이영하는 5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으며 흔들리지 않았다. 6회말 1사 2루에서 박승욱의 우전적시타로 한 점을 뺏겼지만, 중심타순의 강백호와 로하스를 잇달아 범타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위력적인 속구가 이날 최고 시속 155㎞까지 속도를 내며 위력을 더했다. 포수 박세혁은 이 속구를 결정구로 활용하며 KT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이영하는 7회초 1사 후 박경수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마지막 위기를 맞았으나, 황재균을 2루 땅볼로, 장성우를 시속 149㎞ 강속구 결정구로 삼진처리하며 투구를 마쳤다.

두산은 7회초 2사 후 정수빈-오재일-페르난데스의 3안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나 이영하의 시즌 13승(4패) 달성을 도왔다. 두산은 8회 권혁, 9회 이형범과 윤명준이 도합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승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선두 SK와의 승차 4.5경기차를 유지했다. 비록 올 시즌 수원 경기 성적은 2승6패에 그치게 됐으나 마지막 경기를 이기며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이영하도 7월27일 잠실 KIA전 이후 한달여만에 1실점 이하 경기에 성공했다. 수원 공포를 덜어낸 것은 물론이다.

수원|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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