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컴파운드 결승 한국 대 인도 경기에서 최용희가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자카르타 | 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컴파운드 결승 한국 대 인도 경기에서 최용희가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자카르타 | 연합뉴스

한국 양궁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금메달 4개로 마무리할 수 있던 데는 지난 28일 남녀 단체전 동반 금메달을 딴 컴파운드 팀의 공이 컸다. 리커브 종목에 걸린 금메달 5개 중 3개를 놓쳤지만, 컴파운드에서는 금메달 3개 중 2개를 따내 자존심을 지켰다.

양궁 세계 최강국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컴파운드 종목에서 한국은 아시아 최강의 면모를 다시 뽐냈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이제 컴파운드는 한국 양궁에 ‘실(失)이 아닌 득(得)’이 될 수 있다.

컴파운드는 리커브와 달리 활에 기계장비가 많이 달린게 특징이다. 활 양 끝에 도르래가 달려있어 보다 적은 힘으로 활시위룰 당길 수 있다. 조준경도 달 수 있어 조준도 편하다. 리커브 활보다 진입장벽이 낮다. 한국 양궁의 강세가 꺾이지 않자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컴파운드 종목 도입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014 인천 대회 때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한국은 여자 개인·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졌고 개인전에선 메달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남녀 개인전이 빠지고 혼성 단체전이 추가된 이번 대회에선 금2·은1을 따냈다. 혼성팀의 은메달도 결승에서 대만과 1점차로 아쉽게 패한 가운데 나왔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의 호성적도 기대해볼만 하다. 리커브처럼 남·녀 1위를 동시 석권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컴파운드에서도 세계 상위 랭커들이 있다. 이번 대표팀 혼성경기에 출전한 김종호(24·현대제철)는 세계랭킹 5위, 소채원(21·현대모비스)은 6위다.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송윤수(23·현대모비스)도 세계 3위 선수다.

이르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선수들도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2014 인천 대회 여자 개인·단체전 2관왕이자 자카르타에서도 금메달을 딴 최보민(34·청주시청)은 “30대 중반이지만 10년 뒤까지 열심히 화살을 쏴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소채원도 “더 갈고 닦아서 10년 후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밟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은 것은 끊임없는 연구와 훈련,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이다. 최보민은 “저희가 많은 연구를 하고 코치님들도 선수 개인에 맞게 연구를 많이 하셔서 세계 최고 수준에 많이 근접했다”고 말했다. 독주를 막으려는 여러 도전에도 불구하고 세계 정상을 지켜온 한국 양궁의 저력이 컴파운드에서도 발휘되면 세계정상 도전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