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이동걸·정몽규 ‘최종 담판’ 관측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앞서 ‘12주간 재실사’를 요구하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재실사 기간을 ‘단축’하는 역제안 카드를 검토 중이다. 현산이 재실사를 빌미로 아시아나 인수에서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자 채권단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2일 산은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달 24일 아시아나 12주 재실사 방안을 요구한 현산 측에 ‘기간을 줄인 재실사 방안’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산은 지난달 말 입장문을 내 “지난해 12월 인수 계약체결 당시보다 아시아나의 부채와 차입금, 당기순손실이 증가했고 아시아나가 현산 측의 동의 없이 차입을 추가하고 전환사채를 발행했다”며 “8월 중순부터 12주 동안 아시아나 재실사에 나서 이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현산이 인수를 포기하려는 목적으로 재실사를 요구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올해 2월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현산이 채권단과 대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 상황에서 재실사 요구를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현산이 이를 빌미로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하리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채권단이 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고 새로운 인수 주체를 찾기도 난망하다. 채권단은 일단 현산의 요구를 수용하며 인수 포기 가능성을 줄이는 한편, 인수 작업이 장기화될 경우 채권단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대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의 재실사 요구사항 중 일부를 압축해 수용하는 방안이 그 예다.

산은은 이번주 중으로 최종 입장을 정리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간담회에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다시 만나 담판을 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회장은 지난 6월25일 만나 아시아나 인수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