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7회말 2사 상황 두산 선발 투수 린드블럼이 키움 박병호의 파울볼을 잡아낸 김재환에게 사인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2019 KBO리그 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국내 최고 투수를 꼽는 ‘최동원상’은 조쉬 린드블럼(32·두산)의 2년 연속 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린드블럼은 최동원상 자격이 국내 투수에서 외인 투수에게까지 확대된 첫 해인 지난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첫 외인 투수 수상자이자, 첫 우완 투수 수상자였다.

린드블럼은 리그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이미 최동원상 후보 등록 기준을 충족했다. 최동원상은 선발투수의 경우 ▲평균자책 3.00 이하 ▲25경기 ▲180이닝 ▲15승 ▲150삼진 ▲퀄리티스타트 15회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해도 후보 자격이 주어진다. 린드블럼은 이미 15승을 거두는 동안 퀄리티스타트 15회를 달성했다. 18일 현재 후보 등록 기준 중 두가지 이상을 채운 선수는 린드블럼뿐이다. 전반기 20경기에서 130이닝 동안 126삼진을 쌓은 린드블럼은 부상 등의 변수 없이 후반기를 같은 페이스로 보낸다면 22승-195이닝-189삼진을 기록하게 된다. 2015년 양현종(KIA) 이후 최동원상 후보 기준을 모두 충족한 투수가 될 수도 있다.

‘스포츠경향’이 설문한 13명의 해설위원도 대부분 전반기 기준 최동원상 수상자를 린드블럼으로 점찍었다. 전반기 최우수선수(MVP)를 린드블럼으로 꼽은 해설위원들은 자연스레 최동원상도 린드블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안치용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연승을 이어주고 연패를 끊어주는 에이스 역할을 다했다”는 데서 린드블럼의 가치가 높다고 평했다. ‘철완’으로 불리면서 홀로 롯데의 198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최동원만큼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이 빼어나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한다는 뜻이다. 린드블럼이 롯데에서 뛸 때 얻었던 별명 ‘린동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전반기 린드블럼의 모습은 최동원상 수상에 손색이 없다.

경쟁자들을 지목한 다른 해설위원들도 있었다. SK의 원투펀치 김광현-앙헬 산체스가 각각 한 표씩을 받았다.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팀 성적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며 김광현을 택했다. 이용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산체스의 전반기도 대단했다. SK 우승 도전의 가장 큰 변수였으나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맹활약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탈삼진 2위(121개)·다승 3위(11승), 산체스는 평균자책 2위(2.28)에 다승 2위(13승)로 린드블럼을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 바짝 쫓고 있다.

KIA 양현종도 한 표를 받았다. 초반의 부진을 딛고 10승(7패) 고지에 올랐고 평균자책도 3.02까지 끌어올렸다. 이미 2014·2017년 최동원상 수상 경력이 있는 양현종은 ‘에이스로서의 책임감’만큼은 린드블럼을 비롯한 어느 다른 투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