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PF 채권 바탕 발행’ 자산유동화기업어음·단기사채 인기 떨어져
ㆍ주가연계증권 홍역 이어 유동성 위협하는 또 다른 파고 눈앞에
ㆍ개인 투자자 몰려 위안…“전례 없는 시장 흐름” 위기·기회 양론
코로나19 확산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며 유동성 문제에 맞닥뜨린 증권업계가 쏟아지는 ‘동학개미’ 자금으로 장기적인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까. 업계 내에서는 부동산 침체로 맞이한 전례 없는 변동을 수익모델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바탕으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가 부동산 시장 위축 탓에 투자 수요를 잃으며 유동성 문제로 전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수조원대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로 홍역을 치른 증권사들은 또 다른 파고가 몰려오자 노심초사 중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시행사들의 대출 채권을 담보 삼아 ABCP와 ABSTB를 적극 발행해왔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말 “PF 관련 채무보증·대출을 관리하라”고 메시지를 냈을 정도다. 문제는 실물경기 침체로 부동산 관련 투자가 위축되고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오르며 PF-ABCP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불거졌다.
만기가 3개월로 짧은 PF-ABCP에는 보통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증권사들이 사들인다’는 매입약정이 걸려 있다. 시장에서 수요가 많을 때는 수시로 발행하며 차환하는 데 문제가 없으나 최근 수요가 줄면서 증권사들이 이를 사들여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달에 만기가 도래하는 증권사의 PF-ABCP와 ABSTB가 6조4000억원에 이른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은 흡수여력이 크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조만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증권사들에 직접 우량한 담보를 바탕으로 한 직접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는데, 증권사는 한은 등이 PF-ABCP 등을 직접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돼 큰 악재를 맞았지만,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대신 주식 시장을 새 투자처로 삼은 점을 증권사는 주목하고 있다. 악재가 깔린 판국에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호재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11조4901억원을, 이달에도 지난 13일까지 4조1063억원을 순매수했다.
하락장에서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단기에 매매해 차익을 보려는 수요도 있었지만, 정부 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떨어지자 주식시장으로 방향을 튼 ‘큰손’들도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증권사들은 장기적으로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 판로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에 증권사 문턱을 처음 넘은 분들이 증권사들의 다른 투자상품에도 점차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이 개인의 투자행렬만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증권사가 전례 없던 최근 흐름을 바탕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분석도 업계 내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증권사들은 최근 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업무 역량을 강화해야 수익원도 다양해지고 변동성도 줄일 수 있음을 절감했다”면서 “균형을 이루는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증권사가 업계에서 차별화를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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