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스키점프 남자팀 예선에서 최서우가 점프하고 있다. 평창 | 연합뉴스

1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스키점프 남자팀 예선에서 최서우가 점프하고 있다. 평창 | 연합뉴스


극적으로 쥔 단체전 티켓. 한 발 더 나아가진 못했다. 하지만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해피엔딩이었다.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주인공인 한국 스키점프 남자 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평창 올림픽 스키점프 남자 단체전을 치렀다. 출전이 갑작스레 결정된 탓에 최고의 기량을 뽐내진 못했지만, 좌절됐던 단체전 출전이 이뤄졌다는 것만으로도 ‘<국가대표> 평창 올림픽 시즌’의 결말은 나쁘지 않았다.

19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벌어진 스키점프 남자 단체전 예선에서 한국 팀은 12개팀 중 12위를 기록했다. 최흥철(37), 최서우(36), 김현기(35), 박제언(25) 등 4명이 받은 점수의 합계는 274.5점. 11위 이탈리아가 받은 364.5점과 90.0점이나 차이나는, 큰 점수차의 꼴찌였다. 상위 8개팀이 뛰는 결선에는 합류하지 못하고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경기를 마치고 떠나는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예정에 없었던 단체전을 결국 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당초 평창 올림픽 엔트리에는 최서우와 김현기만 포함됐다. 둘은 남자 노멀힐과 라지힐 경기에 나섰지만, 4명이 뛰어야하는 단체전 출전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국제스키연맹(FIS)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설득한 끝에 최흥철과 박제언의 합류가 확정됐다. 단체전에 11개팀만 출전하는 상황이라, 2014 소치 올림픽 때와 참가 팀 숫자(12팀)를 맞추려는 노력이 있었다. 결국 한국팀은 ‘완전체’를 이루게 됐다.

최흥철은 최서우(최흥직에서 개명), 김현기와 함께 영화 <국가대표>의 모티브가 된 선수다. 둘과 함께 여섯번째 올림픽에 함께 출전하게 됐다. 박제언은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가 결합된 노르딕 복합 선수로, ‘조연’으로 합류하게 됐다. 다만 한국 대표팀이 스키점프 남자 단체전에 출전하게 될 경우에는 박제언이 합류하기로 예정부터 정해져 있었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건 아쉬웠다. 최흥철은 사흘 전에 올림픽 출전 선수에게 부여되는 AD카드를 받았다고 했다. 경기를 마친 최흥철은 “점프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한게 아쉽다”고 했다. 김현기도 “박제언 선수가 합류하긴 했지만, 쇼트트랙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 뛰게 된 상황이라 성적에는 큰 의미를 두긴 어려웠다”며 “조금 더 일찍 (스키점프 단체전) 출전이 결정됐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선수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김현기는 “나갈 수 없던 경기를 뛰게 돼 기쁘다. 이것만으로 기적”이라고 말했다. 최흥철은 “어렵게 올림픽에 왔고.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며 “오늘은 올림피언으로서의 느낌을 즐기려고 한다”고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