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 대 흥국생명 경기.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GS칼텍스-흥국생명전은 사실 승부가 쉽게 갈릴 것처럼 보였다. 흥국생명은 루시아 프레스코-이재영 쌍포가 부상으로 빠진 반면, GS칼텍스는 메레타 러츠와 이소영, 강소휘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건재했다.

흥국생명은 리베로 김해란까지 빼고 경기를 치렀다. 출전 명단에 포함돼 4세트 코트를 밟긴 했으나 경기 대부분은 신연경이 리베로를 봤다. 그럼에도 흥국생명은 2세트를 25-22로 가져갔다. GS칼텍스가 3-1 승리를 거두면서 경기 승패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예상 밖의 결과였다.

차상현 GS칼텍스는 감독은 “저의 선수 교체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가 14-16으로 뒤진 상황, GS칼텍스는 세터 이고은을 라이트 문지윤으로, 이고은의 대각에 섰던 강소휘를 세터 안혜진으로 교체했다. 안혜진이 서브를 넣는 1번 자리에, 문지윤이 전위 왼쪽인 4번 자리에 각각 들어갔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포메이션상 문지윤이 리시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후위의 러츠와 안혜진은 세트와 공격을 각각 준비해야해 사이드에 빠져야 하는 상황. 문지윤은 전위에 섰음에도 리시브를 받아야 했다. 문제는 라이트 포지션의 문지윤이 리시브 훈련을 받던 선수가 아니었다는 것.

GS칼텍스는 이 포메이션에서 두 점을 더 줘 14-18까지 밀렸다. 빠졌던 선수들을 다시 투입하면서 상황이 겨우 정리됐다. 차상현 감독은 “제가 제일 큰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자신의 잘못을 취재진 앞에 인정했다. 다만 선수들에게는 잘못을 시인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차 감독에 이어 인터뷰실에 들어온 강소휘는 “저희에게 따로 ‘내 실수다’라고 하시진 않았다”며 “가끔 생각을 많이 하셔서 실수를 하신다. 혼자 헷갈리신게 아닌가 한다”며 웃었다. 강소휘는 “(문)지윤이가 리시브하는 선수가 아닌데 들어와서 조금 당황하고 분위기가 처졌다. 그다음부터 우리 할 것들을 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 대 흥국생명 경기.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에게는 1세트 초반 판정에 대한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았다. GS칼텍스 러츠의 공격이 아웃돼 흥국생명이 7-4로 앞설 수 있던 상황에서 GS칼텍스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러츠의 공격 상황 전에 벌어진 한수지의 이동 공격을 흥국생명 리베로 신연경이 디그했는지를 살펴달라는 요청이었는데, 판독 결과 공이 코트에 닿아 수비 실패라는 판정으로 뒤집혔다. 박미희 감독은 거세게 항의했고 흥국생명은 경기를 지연했다며 경고를 받았다. GS칼텍스는 6-5로 추격했고, 결국 역전에 성공해 1세트를 따내고 경기의 승리까지 안았다.

박 감독은 “정당한 항의였다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확실한 결과인데 다른 결정이 나왔다”며 “징계먹고 퇴장당하더라도 어필하는 게 후회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 감독은 항의하는 자신에게 감독관 등 관계자들이 건넸던 말에 대해 ‘노 코멘트’라고 하면서도 “그분들도 최선을 다하지만, 오늘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만약 그 상황에서 3점차 리드를 잡았다면 승부 전체 흐름이 바뀌었을 수도 있기에 박 감독의 아쉬움이 더 큰 듯 했다.

장충|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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