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최순실·안종범·정호성·차은택 등…2차 공판준비기일

<b>2차 공판 출석한 차은택</b> 광고사 강탈 시도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가 29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차 공판 출석한 차은택 광고사 강탈 시도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가 29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재판정이 정호성의 재판정입니까, 대통령의 재판정입니까!”

2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60)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변호인들을 향해 소리쳤다. 발단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이 담긴 최씨의 태블릿PC였다.

정 전 비서관이 새롭게 선임한 차기환 변호사가 이날 갑자기 법정에서 태블릿PC에 대해 감정 신청을 하면서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를 부인하자 검찰이 즉각 반발한 것이다. 지난 19일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 때까지만 해도 정 전 비서관 변호인인 강갑진 변호사는 “정 전 비서관은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자백을 하는 취지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했는데 입장이 바뀐 것이다. 차 변호사는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다.

이 부장검사는 “(정 전 비서관이 최순실씨에게 유출한) 문건 47건의 대부분은 태블릿PC가 아니라 최씨의 주거지와 임직원들로부터 압수한 문건”이라며 “정 전 비서관이 13차례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면서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도 인정했고, 1차 공판준비기일 때 변호인이 자백한다고까지 말했는데 열흘이 지난 지금 갑자기 태블릿PC를 문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이 거부반응을 보일 필요 없이 감정 신청을 자청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JTBC로부터 받았다는 태블릿PC가 검찰에 현재 존재하는지를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감정 신청에 대해서는 향후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정리했다. 검찰은 이날 안 전 수석 수첩 17권의 사본과 지난해 7월24~25일 박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들과 독대했을 때 청와대가 준비한 말씀자료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강탈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9)은 이날 오후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 직접 출석했다. 차 전 단장은 법정에서 “(아프리카픽쳐스 공금) 횡령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물의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에 대한 1차 공판은 다음달 5일 열린다. 이날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첫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는 등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간다.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장시호씨 등에 대한 1차 공판은 다음달 17일, 차 전 단장 등에 대한 1차 공판은 다음달 10일 열린다.

이혜리·윤승민 기자 lhr@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